-오래된 주택 개조해 색다른 분위기
-인증샷 찍는 2030세대 발길 이어져
-크로플·테린느 등 이국적 디저트 눈길
-코로나19로 침체된 상권에 새 활기

(c)한지윤 디자이너
(c)한지윤 디자이너

지난 520일 오전 부산대학교 인근에 있는 한 카페 골목이 평일 오전에도 2030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와 식당이 약 160m에 달하는 골목길에 마주해 부산대 도심과는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야외 테라스에 자리 잡은 손님들은 카페 전경을 배경으로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와 크로플을 연신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에그타르트와 차를 받은 한 일행은 이미 만석인 야외 테라스를 등지고 적당한 좌석을 찾고 있었다.

인기 있는 부산대 카페 골목 전경 사진이다. [출처: 윤서진 기자]
인기 있는 부산대 카페 골목. [윤서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부산대 인근 상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대 장전제일교회 뒤편 금정로52번길을 따라 조개반장 가게 인근까지 이어지는 골목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8년부터 카페, 공방, 식당 등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던 이곳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부산대에서 가장 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2030세대 명소로 입소문이 한창이다.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카페거리에 붙은 전리단길(전포동과 경리단길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란 이름처럼 부산대 인근 카페거리란 의미로 부리단길이라 불릴 만하다.

이 거리의 한 카페 관계자는 부리단길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로 힙(멋진)한 상권의 출연을 반겼다. 그는 서울 연남동과 전리단길 등에 유명한 카페가 유행을 타고 내려오다 이제는 이 골목이 그 차례가 된 것 같다단독주택으로만 이루어진 주택가이던 이곳에 주택을 개조한 카페 하나가 생기더니 이제는 폭발적으로 상가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내리는 모습. [DIFFERENT DAYS’ 제공]
커피 내리는 모습. [DIFFERENT DAYS’ 제공]

커피가 특색인 ‘DIFFERENT DAYS’

부리단길은 다양한 카페들로 어우러졌다. 흔하지 않은 디저트와 신선한 커피, 독특한 인테리어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부리단길에 카페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껏 자리를 지킨 카페는 DIFFERENT DAYS이다. 2018년에 개업한 뒤 4년째 단골이 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소규모 전시회, 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생활 공간으로 운영되는 점이 눈길을 끌지만, 이곳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곳이 핸드드립 라이트로스팅전문이라는 점이다. 라이트로스팅이란 커피 체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향미를 온전히 커피 한 잔에 모두 추출하기 위해 커피체리에 최대한 열을 가하지 않고 볶는 방식을 말한다. 볶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커피체리 고유의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라이트로스팅만 전문으로 하는 카페는 전국적으로도 찾기 쉽지 않아 독특한 커피 맛을 느끼려는 이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다.

하루나에서 판매하는 브런치다. (출처:하루나 공식인스타그램)
하루나에서 판매하는 브런치. [출처 : 하루나 공식 인스타그램]

아침을 여는 카페 하루나

부리단길의 아침은 카페 하루나에서 준비하는 브런치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기가 있다. 바질페스토에 갓 구운 바게트, 청포도, 방울토마토, 루꼴라, 생모짜렐라 치즈를 버무려 그레놀라 크렌베리 아몬드, 트러플 파우더를 함께 곁들인 시그니처 샐러드가 메인 메뉴다. 초콜릿을 주원료로 한 테린느와 같은 이국적인 디저트도 인기다. 특히 치즈 테린느는 달콤하고 고소하며 치즈향이 입안에 여운을 준다.

카페민의 시그니처 메뉴인 브라운 치즈 크로플. [출처 : 카페민 공식 인스타그램]
카페민의 시그니처 메뉴인 브라운 치즈 크로플. [출처 : 카페민 공식 인스타그램]

크로플의 대가 카페 민

카페 민은 크루아상과 와플의 장점만 모아 만든 크로플로 유명하다. 크로와상 반죽을 넣어 와플처럼 구운 이 디저트는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맛과 식감이 풍성하다. 대표 메뉴인 브라운치즈는 브라운치즈와 아이스크릠 크로플 메이플 시럽의 조합이다. 브라운치즈를 크로플 위에 얹어 달달한 메이플 시럽까지 곁들여 먹으면 고소하고 짭짤한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장시간 캐러멜화(Caramelization·단맛을 끌어올린 작업)한 뒤 크림을 더해 만들어진 브라운 치즈는 카라멜 향이 깊어 크로플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갓 구워낸 에그타르트. [출처 : 에타리 공식인스타그램]
갓 구워낸 에그타르트. [출처 : 에타리 공식인스타그램]

에그타르트 찐 맛집 'etalee'

에타리는 순두부처럼 뭉글뭉글한 필링의 에그타르트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리지날 에그타르트 메뉴 외에도 치즈, 말차치즈, 초코치즈, 피칸, 호두, 말차타릇, 가나슈타릇 등 다양한 종류의 에그타르트가 즐비하다. 특히 초코치즈타르트는 부드러운 치즈와 달콤한 초콜릿이 조화로운 에타리만의 특별한 타르트로 매일 한정 수량만 판매한다. 말차 치즈 타르트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치즈에 쌉싸름한 말차를 더해 첫입에 진한 말차 맛과 더불어 치즈 풍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해가 질 때면 자주 완판되기 때문에 헛걸음을 주의 해야 한다.

카페비윤 내부 사진 (출처: 카페비윤 제공)
카페비윤 내부 모습. [카페비윤 제공]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비윤

부리단길에 들어서면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곳은 카페비윤이다. 일반 가정 주택을 개조한 이 카페의 특징은 다양한 분위기의 내부 인테리어다. 여러 번 방문해도 매번 색다른 느낌의 카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인증샷을 찍기 좋아하는 2030세대에게 유명하다. 부리단길 한가운데 있는 이곳 카페 정원에는 벚꽃 나무 네그루가 심어져 있는데 봄철 장관을 이룬다. 2층 바 테이블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바깥 정원 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카페 비윤에서 인기 있는 메뉴는 하프앤하트’(Half n Half)이다. 우유와 에스프레소, 특제 스페셜크림을 섞은 커피인데 취향에 따라 당 조절이 가능하며 크림의 양을 조절하면 매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부리단길을 찾은 이들의 반응은 좋다. 이곳을 즐겨 찾고 있는 우리 대학 재학생 구휘정(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21) 씨는 부산 전리단길이나 전포 카폐거리에 전혀 부럽지 않을 만큼 부리단길에도 개성있고 예쁜 카페들이 많아 자주 이용한다앞으로도 더욱 학교 앞 카페거리가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채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21) 씨는 타지에서 친구들이 부산에 놀러오면 부리단길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부리단길의 터주대감인 카페 Different Days 김호석 사장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준 덕분에 카페 거리가 발전할 수 있었다앞으로도 부산대학교 앞 부리단길이 더욱 유명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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