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IBS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교수팀
-인류진화와 기후변화 연관성 첫 규명
-호모사피엔스 기원 밝혀 네이처 게재

우리 대학 연구팀이 200만 년 전 기후를 분석해 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해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리 대학 IBS 기후물리 연구단(ICCP, IBS Center for Climate Physics)의 단장인 악셀 팀머만 석학교수 연구팀이 기후 변화와 인류 진화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414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됐다.

악셀 교수는 채널PNU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기후 변화가 인간 진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꽤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 왔다"며 연구 주제를 선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항상 인간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늘 고민한다이 연구 주제는 인류의 기원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셀 팀머만 교수가 오피스에서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이윤서 기자]
악셀 팀머만 교수가 오피스에서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이윤서 기자]

기후변화가 인류 서식지와 인류 진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명확하게 규명된 적은 없었. 인류화석 유적지 주변의 기후변화 기록이 제한적이고, 장시간 지속된 기후 시뮬레이션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오랜 궁금증으로 남아 있던 인류가 기후 변화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밝힘으로써 호모 종의 과거와 우리의 기원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기후모델링, 인류학, 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들을 대륙 빙하와 온실가스 농도, 자전축이나 공전 궤도의 변화와 같은 천문학적 변동으로 꼽은 뒤 20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기온과 강수량 등의 기후 자료를 생성했다. 이 기후 자료와 식생, 화석, 고고학 자료들을 결합해 현 인류의 조상인 종족들이 시대별로 살았던 서식지를 추정할 수 있는 시공간 지도를 구축했다. 이러한 ‘200만년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은 한국에서 가장 빠른 연구용 슈퍼컴퓨터 가운데 하나인 알레프(Aleph)’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는 지난 200만 년 동안의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자원 변화에 인류가 어떻게 적응해왔는지를 설명한다. 200~100만 년 전 초기 아프리카 인류는 안정적인 기후 조건을 선호해 특정 지역에만 서식했다. 하지만 80만 년 전 더 춥고 오래 지속되는 빙하기가 도래하면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종이 더 다양한 범위의 식량 자원에 적응했다. 그 결과 하이델베르겐시스 종이 유럽과 동아시아 등 먼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또한 현대인류인 호모 사피엔스30만 년 전 아프리카 개체군인 후기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로부터 유래됐다는 점도 밝혀졌다. 이번 연구로 재구성한 기후를 기반으로 한 혈통은 유전자 정보나 인간 화석의 형태학적 차이 분석에서 얻은 최근의 추정치와 매우 유사했다.

악셀 교수는 앞으로도 "새로운 컴퓨터 모델을 활용하여 인류의 유전 다양성에 끼친 기후의 영향을 연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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