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업, '의견 수렴 원칙' 무시하고 대면 전환
-장거리 통학생, 타 지역 학생 '혼란'
-총학 "민원 들어오면 처리하겠다"

[(c)한지윤 디자이너]
[(c)한지윤 디자이너]

"갑작스러운 대면 수업 전환에 자취방 잡게 생겼다" 경북 포항에 사는 재학생 A씨는 난감함을 표했다. 대면 수업 전환 여지가 없는 원격 수업으로만 수강 신청을 마쳤는데, 학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돌발' 대면 수업을 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A씨는 "중간에 대면으로 전환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대면은 물론 혼합 수업까지 피해서 신청했다"며 "쭉 원격으로만 진행되어야 할 수업이 의견도 묻지 않은 채 대면으로 바뀐다고 하니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이 개설한 일부 수업이 의견 수렴은 물론이고 사전 공지 없이 비대면(혼합) 수업을 전면 대면수업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학생 중 일부는 갑작스런 대면수업 전환 때문에 힘들게 구한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한다는 등의 불편을 호소한다. 대학본부는 '이미 학생 의견 수렴을 거치라는 내용을 공지했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본부에 따르면 우리 대학은 지난 5월 1일부터 기존 혼합 수업에서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학사 운영 방안을 도입했다. 이는 지난 4월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오미크론 이후 학교 일상회복 추진방안'에 따른 것이다. 우리 대학은 원격 수업(혼합 수업의 원격 수업 포함)의 경우 반드시 학생 의견 수렴을 거쳐 대면 수업으로 전환해야 하며, 원거리 통학·건강 등의 부득이한 사유로 비대면 수업이 불가피한 학생이 있을 경우 병행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혁신과 수업팀 정혜리 주무관은 "(학생)의견 수렴이 완료된 강의에 한해 수업 유형을 변경하라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4월 29일에는 우리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브리타임)에도 "투표나 의견 수렴 없이 바로 대면 수업을 한다고 공지하니 당황스럽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과목 대면(수업)되면 시간표상 밥을 못 먹는다", "왕복 3시간 통학해야하는 사정상 원격 수업만 신청했는데 난감하다" 등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심지어 당초 '원격'으로 공지돼 대면 수업 전환의 여지가 없던 수업도 전환 대상에 포함됐다. 학생지원시스템 수강편람에 따르면, 수업 유형이 '원격'인 강의는 중간, 기말고사 등 평가를 제외하고 100% 원격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다. 그러나 일부 원격 수업들이 일방적으로 '대면 전환' 공지를 통보하고 있어 수강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재학생 B씨는 "교수의 일방적인 대면수업 전환 공지로 일정이 꼬이게 됐다"며 "대면으로 전환되면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한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에도 불만을 표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아직까지 논의 중인 대책은 없다"며 "교육정책국에서 수업 모니터링을 실시한 후 민원이 들어온다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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