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로 행사비 '강제 징수' 논란
-행정상 불투명한 예산 처리에 '답답'
-전원 참여 불가한데 "참가비 명목 맞나"
-사전 의견 조사 없는 일방적 통보에 분통

우리 대학 양산캠퍼스 소속 학생회가 축제 행사비를 ‘전원 강제 징수’해 논란이다. 축제 참여 여부, 학생회비 납부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조처라는 점과 더불어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주먹구구식 추진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취재를 종합하면 양산캠퍼스 소속 5개 학생회(△간호대학 △의과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이하 양산캠 학생회)는 지난 4월 초 양산캠퍼스 소속 학부생 및 전문대학원 학·석사과정생(이하 학생들)에게 행림제 행사비로 1인당 5000원을 징수했다. 행림제는 양산캠 학생회가 매년 5월 개최하는 축제다.

간호학과 19학번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공지를 재구성 한 것 [(c)한지윤 디자이너]
간호학과 19학번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공지를 재구성 한 것 [(c)한지윤 디자이너]
간호학과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공지를 재구성 한 것 [(c)한지윤 디자이너]
간호학과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공지를 재구성 한 것 [(c)한지윤 디자이너]

양산캠 학생회는 행사비 징수 이유를 줄어든 학생회비 탓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학년별 단체 채팅방에 공유한 안내문에서 ‘학생회비가 자율 납부로 바뀌면서 납부율이 많이 줄었다’, ‘학생회비로 행사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행림제 예산으로 사용되는 학생회비 납부액은 매년 줄고 있다. 2022학년도 1학기 양산캠퍼스 학생들이 납부한 학생회비 총액은 758만 1000원으로 지난해 1학기 797만 4000원보다 약 5%, 지난 2020년 1학기 972만 3000원보다 약 28% 줄어든 금액이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러한 축제 행사비 징수는 관련 절차를 위반한 소지가 있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칙’(이하 총학생회칙)과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재정운용세칙'(이하 재정운용세칙)에 따르면 학생회는 행사를 주최하기 전에 예산안을 작성하고, 이미 승인된 예산안을 변경하려면 각 단위 운영위원회의 재승인을 받았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사업비 및 행사비가 부족했다면 학생들에게 고지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양산캠 학생회는 행림제 예산이 얼마나 부족한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징수한 행사비를 △무료 맥주 △이벤트 상품 △가요제 상금에 쓰겠다고만 밝혔다. 이러한 일방적인 통보에 학생들은 당혹스러워했다. A(간호학 19) 씨는 "간호대학 학생회장이 공지톡에 행사비 관련해서 양산캠퍼스 학생회 공문을 올렸다"며 "행사비를 걷게 된 이유와 각 과대 총무가 언제까지 돈을 걷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고 나서 4학년 총무 학생이 19학번 공지톡에 5000원씩 납부해달라고 공지를 올렸다"라고 당혹감을 표했다.

더불어 이번 행사비는 학사 일정상 축제에 참여하지 못해도, 학생회비를 이미 납부했더라도 내야 해 학생들은 ‘강제 징수’ , ‘중복 징수’라며 반발했다. B(간호학, 21) 씨는 “모든 학생이 참가비를 필수적으로 내야 하니 불만”이라며 “학생회비를 이미 낸 학생은 행사비를 두 번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C(한의학전문대학원, 16) 씨는 “16학번은 실습 때문에 사실상 행림제에 참여할 수 없는데 참가비를 걷었다”라며 “돈은 내고 참여는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내부 불만에 양산캠 학생회는 '행림제는 양산캠 학생들이 향후 병원에서 교류하는 것을 목적으로 양산캠퍼스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라며 '전원 참여가 원칙이므로 참석 대상을 조사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에 C 씨는 "이러한 목적을 처음 알았다”라며 말했고, A 씨도 “전혀 몰랐다”라며 “병원 교류까지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응 방향을 논의 중이다. 총학생회 정세윤(무역학 18) 비대위원장은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며, 향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양산캠 학생회는 답변 논의 중이라고만 밝히며 논란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