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박물관대학 교양강좌 ‘영웅, 고구려의 전설로 묻히다’ -양시은 서울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사

 
어렸을 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바보 온달, 지난 26일 그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강좌가 열렸다. 이날 약 90명의 시민들과 학생들이 온달과 고구려의 역사를 되짚어보기 위해 산학협동관으로 모였다. 이번 강좌를 진행한 양시은씨는 고구려·발해학회의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아차산 및 고구려 보루에 대한 발굴 조사 등을 학생시절부터 해온 역사 전문가이다.

양시은 씨는 고구려의 장수였던 온달 이야기로 강좌를 열었다. 과거 온달이 고구려의 장수로 활동했던 아차산 보루의 위치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양시은 씨는 현재 아차산이 광진구의 아차산성이라는 설과 충북 단양의 온달산성이라는 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장소에 남아있는 성벽은 통일기신라가 축조한 것이라 아직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온달이 고전소설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로 <삼국사기>를 내세웠다. <삼국사기>의 고구려분기와 신라분기에 기록된 온달의 흔적을 보면 실존뿐 아니라 그가 얼마나 대단한 장수였는지 알 수 있다.

이어서 양시은 씨는 5세기고구려가 개척했던 영토와 고구려만이 할 수 있었던 성벽 축조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다른 나라는 토벽을 쌓았지만 고구려는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넓은 영토의 침입을 막아야 했기에 돌로 만드는 성벽 축조가 발전됐다. 덕분에 그들은 불패신화를 이어나갔다. 양시은 씨는 “중국에서 출토된 고구려 유물을 보나, 고구려 성벽의 견고함과 넓이를 보나 5세기 당시의 전성기는 엄청났다”고 말했다.

양시은 씨는 과거 고구려인들의 실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차산 일대와 한강유역에 발견된 고구려 토기와 온돌 등이 고구려인들의 생활을 말해 준다. 하지만 이런 고대 유물들은 몇 천 년 전이기 때문에 보존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는 자신의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고구려 유물을 복원 시키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고구려 ‘명문접시’를 붙이는 일을 하던 중 아무도 완성하지 못한 접시 조각을 맞춘 일화를 소개했다. 우연히 조각을 맞추는 꿈을 꿨는데 꿈에서 깬 뒤 실제로 그 조각을 맞춰보니 접시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 계속 안 맞아서 고민했던 조각인데 꿈에 나와서 너무 반가웠다”며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로 실습실로 달려가 접시를 맞춰보니 맞았다”고 당시를 떠올 렸다. 이처럼 그의 고구려에 대한 애정은 대학시절부터 계속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고구려 역사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박물관대학 교양강좌는 우리학교 박물관에서 13년 동안 매년 열려온 강좌로 지역시민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학기는‘ 삶 그리고 흔적, 역사의 중심에 서다’라는 이름으로 총 10번이 열릴 예정이다. 박물관대학 교양강좌는 국립대학으로서 역사 문화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과의 소통을, 재학생들에게는 교양지식을 전달하는데 그 의미를 가진다. 학예연구부 이재진 연구원은 “지방거점국립대학으로써 역사와 문화자체를 선도해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무료로 진행하는 강좌이며 우리학교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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