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수감하는 감옥이 등장했다. ‘스마트폰 감옥(Cell Lock-up)’은 스마트폰을 감옥 형태의 철창 속에 넣어 15분 단위로 1시간까지 가둘 수 있는 장난감이다. 스마트폰이 만든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두는‘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스마트폰 중독률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2년 미래창조과학부의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률(18.4%)은 인터넷 중독률(10.7%)보다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스마트폰 중독은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은 서로를 눈앞에 두고도 각자 다른 상대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2 스마트폰 이용 실태조사’ 결과, 스마트폰 이용자의 35.2%가‘ 지인과 함께 있을 때 스마트폰만 계속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이 스마트폰 너머의 사람보다 뒷전이 된 것이다.

‘잠재적 위험 사용자’, 대안을 찾다

기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기숙사방 안에서도 TV를 볼 수 있었고 친구와 수다를 떨 수 있었다. 그러나 해야할 일을 미뤄두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자는 정보문화센터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자가진단을 시도했다.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왔다. 이쯤 되면 정말 스마트폰을 멀리해야만 했다. 부산정보문화센터 윤선욱 센터장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기 시작하는 순간 위험이 시작된다”며“ 본인 스스로 목표를 정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자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을 끊기로 결정했다. 취재원과의 연락을 위해 2G폰을 사용하는 대신, 전화와 문자 기능만 이용하기로 했다. 카카오톡(이하 카톡)에 2G폰 연락처를 남기는 것과 동시에 기자의 ‘스마트폰 없이 살기’가 시작됐다.

내 안에 숨어있던 스마트폰 의존증

단순히 전화기 하나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알람시계, MP3플레이어, 다이어리, 컴퓨터가 모두 사라진 기분이었다. 이제는 밥을 먹으며 오늘의 뉴스를 확인할 수도, 취재원의 말을 녹음할 수도 없었다.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대신 책을 읽거나 취재 내용을 정리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쓸데없이 휴대폰을 꺼내 확인하는 습관은 계속됐다. 아무것도 없는 빈화면만 바라보다 주머니에 넣기 일쑤였다. 스마트폰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서도‘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고 응답한 이용자가 77.4%나 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스마트미디어 중독 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스마트미디어 사용전에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미리 생각하고 사용습관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제시했다. 중독 치료는 인터넷중독대응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부산정보문화센터에서는 대학생들을 위한 상담·치료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불편하지만 소통에는 문제없어

스마트폰이 없어 가장 불편한 것은 조별과제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보통 조별과제를 할 때는 조원들과 카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게 된다. 그러나 기자는 조원 한 명에게 문자를 통해 의견을 전해야 했고 그 조원은 다른 조원에게 기자의 의견을 전달했다. 민폐가 따로 없었다. 기자도, 같이 과제를 하는 조원도 모두 불편했다.

하지만 인간관계 유지에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가 늘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도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할 수 있었다. 밀려오는 카톡 메시지에 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어 홀가분하기까지 했다. 휴대폰 없이 살기를 몸소 실천 중인 윤일성(사회) 교수도 “한 번도 휴대전화를 가진 적이 없었지만, 특별히 인간관계에 악영향은 없었다”며 공감을 표했다.

스마트폰은 ‘필수품’이 아니다

기자는 체험 이후, 스마트폰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일뿐 생활의‘ 필수품’이 아님을 깨달았다. 앞으로 스마트미디어 중독 예방가이드라인에 따라 필요한 앱만 다운받고 정기적으로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점검해 나갈 것이다. 일상생활 중 통화, 문자 송수신 외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하는‘ 스마트 오프 데이(Smart-Off Day)’ 캠페인에도 참여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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