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1일‘ 연세춘추’는 본부 측의 구독료 선택납부 결정에 반발해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대학신문들이 최근 예산 삭감문제와 발행 부수 감소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대학들이 대부분 등록금동결이나 인하를 택하면서 그 불똥이 대학 언론사로 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연세대학교 신문 ‘연세춘추’는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등록금에서 일괄 징수되던 구독료가 ‘선택납부’로 변경되면서 예산의 26.6%가 삭감된 부분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는 연세대가 지난해 등록금과 잡부금을 분리해서 받으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을 수용하면서 비롯됐다. 연세춘추에 따르면 서울 신촌캠퍼스 등록 학생 중 신입생의 46.5%, 재학생의 11.9%만이 구독료를 냈다. 전체 학생으로 따지면 17.9%에 불과한 수치다. 예산이 급감하면서 연세춘추는 당장 신문 제작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예산 삭감은 비단 연세춘추 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려대학교 신문인 ‘고대신문’은 이번 학기 개강호부터 1,000부 가량의 발행부수를 줄였고, 한양대학교 신문 ‘한대신문’도 올해부터 지면을 12면에서 8면으로 줄였다. 우리학교 신문 ‘부대신문’ 또한 이런 예산 삭감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부대신문은 한 해 21번의 발행 중 방중호를 폐지하고 20번 발행하는 쪽으로 본부와 협의했다. 캠퍼스 재정기획과 유병수 과장은 “학교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0%의 예산 삭감을 했고 언론사에도 최대한 삭감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세부적인 예산 삭감은 언론사 내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국립대학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대학교 신문 ‘전북대신문’ 안지현 간사는 “전 기관의 45% 예산 삭감과 더불어 언론사 또한 40%이상 예산삭감이 될 것 같다”며 “이에 대해 본부에 이의신청을 해서 조정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대학교 신문 ‘경북대신문’ 임병현(경북대 보건복지 3) 학술부장 또한 “업무국으로 들어오는 재정이 반 정도로 줄었다”며 “발행부수에는 변동이 없지만 업무국 재정이 줄면서 기자들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식사비나 대외취재비를 줄이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 압박에 따라 전체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분위기 속에 비교적 예산 감축이 용이한 ‘대학언론’에 칼을 들이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학언론협동조합 준비 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정상석(전북대 경영3) 전 전북대신문 편집장은 “‘대학언론이 굳이 필요한가’라는 대학본부 측의 인식이 예산 감축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본다”며“ 대학언론이 예전만큼 독자도 많지 않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산 삭감은 더욱 손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해묵은‘ 편집권 갈등’ 문제 또한 학생들의 자치적인 언론활동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되고 있다. 건국대학교 신문 ‘건대신문’은 대학본부의 기사검열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2011년 2학기에 편집국장이 해임되고 신문 발행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 ‘외대학보’와 성균관대학교 ‘성대신문’도 지난 해 주간교수와 편집국의 편집권 갈등으로 신문 발행이 줄거나 중단되는 상황을 겪었다. 정상석 전 편집장은 “대학생의 알권리를 위해서는 재정에 대한 권한을 학생들이 갖거나 수익을 보다 다변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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