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특집
광복 후부터 지금까지, 민족교육의 명맥은 이어지고 있다-건국학교 최철배(국어교육 85, 졸업) 교장
  • 추슬기 기자
  • 승인 2013.09.09 23:33
  • 호수 1467
  • 댓글 0

 

 
 

오사카 백두학원 건국유·소·중·고등학교(이하 건국학교)는 일본정부와 한국 정부 모두에게 승인받은 일본의 정식 사립학교다. 전체 학급은 21학급, 전교생은 401명, 교사 67명, 직원 7명으로 이뤄져 있다. 건국학교는 한국의 문화와 일본의 문화를 모두 접할 수 있는 학교로 알려져 많은 한인들이 선호하고 있다. 건국학교에 재학 중인 윤서진(건국중 2) 군은 “5살때 한국을 떠나 일본 초등학교에 다녔다”며 “한국교육과정이 잘 개설돼 있다는 말을 듣고 건국학교에 진학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건국학교 교장은 최철배(국어교육 85, 졸업) 씨다. 그는 2006년 파견교사로 건국학교에 임용된 뒤,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교장이 됐다. 파견교사가 교장까지 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학부생시절부터 일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꿈을 꿨다. 이는 그의 가족사와 연관이깊다. 그의 아버지는 젊은시절 오사카로 강제 징용 당했고, 그의 두 형 역시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에 대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신의 꿈을 키웠다. 그에게서 오사카 건국학교의 험난했던 63년사와 한인 교육자로서 느끼는 어려움과 보람에 대해 들어봤다.
 

교육과정은 어떻게 이뤄져있나

건국학교는 일본의 정식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일본 교육과정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민족교육 역시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교육과정도 적용된다. 그래서 다른 학교보다 수업시수가 많고, 한국말을 배운다. 유치부에서는 사물놀이와 태권도를 배우는 것이 의무이며,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재일동포사를 이수해야 한다. 또한, 한국어 수업의 경우 유치부는 일주일에 1시간, 초·중·고등부는 일주일에 4시간이다. 한국사 역시 의무로 편성되어 있으며, 한국의 것과 같은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덕분에 한국대학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한국 대학에 진학하고자 희망하는 학생들이 올해는 전체 중53%다. 이 학생들을 위해서 영어과목을 특별 지도하고, 논술과 자기 소개서를 쓰는 방법도 가르친다.

한국정부의 인가 후 무엇이 달라졌나

1976년 이전까지 우리학교는 태극기를 달 수 없었다. 교사와 학생들 중에서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계열이 많았다. 한국정부가 정식 인가를 한 뒤, 비로소 태극기를 달 수 있었다. 태극기를 달 때 학교 내부에서 논쟁이 많았고, 그 결과 조총련계 학생들과 교사들이 많이 떠났다. 정식 인가 후, 한국교육과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정부가 지원금을 보내주고, 한국어와 한국사 교사를 파견하기 시작했다.

   
▲ 건국학교에는 태극기가 계양된다.

한인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려움이 많은 것 같은데

사립학교는 정부의 지원금보다는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된다. 일본 정부의 지원금은 학교 전체 운영비의 34%를 차지한다. 오히려 한국정부보다 더 많이 지원해주고 있다. 일본의 우파 정권이 집권한 후, 일본 정부의 지원금이 줄어들어 걱정이다. 낡은 건물을 개보수하려면 학생들의 등록금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모금 운동을 벌이거나 한국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100% 한국교육과정을 채택하지 않으면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혀 어려움이 많다. 모든 교육 과정을 한국의 것과 똑같이 할 수 없는 어려움을 한국정부에 호소하지만 신통치 않은 것 같다. 지원금이 줄어들어 학생들의 복지나 교육의 질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

재정적인 어려움 외에는 다른 어려움은 없나

파견교사제도는 교육부에서 재외 국민학교에 한국어와 한국사 교사를 정부에서 파견하는 것을 말한다. 2008년까지 파견교사제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지고 교장만을 파견한다. 따라서 한국어와 한국사 교사를 학교에서 직접 뽑는다. 이 과정에서 파견교사에게 주는 여러가지 인센티브가 사라졌다. 현재는 파견교사가 되려면 학교를 휴직해야 한다. 게다가 파견교사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아 승진에도 불리하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교사들이 재외 국민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일본의 사립학교라는 위치 때문에 민족 교육 활동에 있어서 불리할 것 같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태어났고 일본에서 자라날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일본 교육 역시 필요하다. 일본 아이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하면 대부분의 민족학교가 그렇듯이 ‘각종학교’로 취급받는다. ‘각종학교’는 졸업장이 정식으로 인정되지 않아, 취업이나 진학을 할 때 불이익을 받는다. 처음 개교할 때는 한국 교육만을 했다. 그런데 이를 문제삼아 일본 정부에서는 노골적으로 우리학교에 불이익을 줬다. 이때 한국 정부는 도움을 주지 않았다. 민족 교육이라는 우리 학교의 정체성을 고수하되, 학교의 미래를 위해 일본 교육 과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조총련계 학교와 교류가 있는가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 때는 조금의 왕래가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 부터 현재의 박근혜 정부까지 교류를 거의 못하고 있다. 행사장에서는 우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공식적인 교류는 없다. 우리학교는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 학교이기 때문에 승인없이 교류하는 것은 위법행위다. 조선학교나 우리학교나 다 같은 한국인들이 다니는 학교인데, 서로 방문도 못하고 교류를 할 수가 없으니 안타깝다.

 

 

▲ 한국의 여느 교실 풍경과 다르지 않는 모습. 교실에도 걸려있는 태극기가 눈에 띈다.

추슬기 기자  union2333@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