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다시 시작된 행복한 책 나눔 사업은 다 읽은 책을 가져온 시민에게 책값의 50%에 상당하는 금액을 도서 또는 커피 교환권으로 환불해 주는 독서문화 사업이다. 출판된 지 3년 이내의 책 중 상⋅하반기 각 100권씩 지정된 도서에 한해 기증을 받고 있다.지난해 부산광역시가 전국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한 행복한 책 나눔 사업(이하 책 나눔 사업)이 올해에도 시행된다. 이 사업은 지역 서점 활성화를 통해 책 읽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도서 기증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지정도서는 시민들의 추천과 지역 서점,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의 의견을 종합하여 선정된다. 부산광역시청문화예술과 문화정책부 우덕숙 주무관은 “도서 기증을 받으면 오래된 책들만 모이고 그마저도 도서관에 이미 구비된 책이 대부분”이라며 기증 가능한 도서를 출판 3년 이내의 책으로 한정한 이유를 밝혔다. 사업을 통해 수거된 책은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을 통해 지역의 작은 도서관과 소외 단체에 기증된다.

이번 사업은 지역 도서출판업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6곳에 불과했던 참여 서점은 지역 서점이 좋은 호응을 보이면서 올해 14곳으로 증가했다. 어린이전문서점 ‘책과 아이들’은 책 나눔 사업의 지원으로 지정도서 작가를 초청한 강연도 열고 있다. ‘책과 아이들’ 강정아 대표는 “작은 서점 단위로 행사를 꾸리기가 힘든 부분이 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을 통해 수거된 책을 기증받은 ‘동화랑 놀자’ 허운명 도서관장은 “지난해 80여 권을 기증받았다”며 “소규모 도서관에서는 작은 지원이라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우덕숙 주무관은 “지정도서에는 부산 지역 작가와 출판사의 책이 다수 포함돼 있어 지역 출판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의 책 나눔 사업이 독서 운동의 모범사례로 알려져 서울특별시 양천구청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청 교육지원과 김영무 도서관지원팀장은 “올해 처음으로 책 나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적은 예산으로도 지역 도서관에 많은 책을 확보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증 가능한 도서가 정해져 있고 지정된 장소에서만 기증할 수 있다는 점은 시민의 참여를 어렵게만들고 있다. 책 나눔 사업은 남포문고, 한양서적 등 지역서점 14곳과 카페베네 밀리오레점, 광복로점이 함께하고 있다. 정혜란(하단동, 21) 씨는 “멀리 사는 사람이 기증을 위해 일부러 서점에 가지는 않을 것 같다”며 “기증받는 장소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의 전현주 사무국장 또한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위해서는 참여기관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정도서의 수가 적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솔빈(부민동, 21) 씨는 “지정도서가 100권밖에 없어 참여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영광도서 김교섭 대외홍보부장도 “앞으로 지정도서의 수를 크게 늘린다면 더욱 많은 시민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청 측은 부족한 예산과 새책 기증에 인색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운영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우덕숙 주무관은 “작년에 비해 예산이 늘어났지만 7천만 원에 불과해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앞으로 예산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독서 기증 문화가 자리 잡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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