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지하철역 앞에서 스마트거리 조성 사업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대역 1, 3번 출구 앞 인도는 '스마트거리 조성 사업'으로 인해 몇 달째 공사 중이다. 온천천 부근에 공연데크 등을 설치하는 사업인데, 이를 놓고 문화인사들과 사업주체인 금정구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공연무대·미니 갤러리… 8억 들이는 ‘디자인 사업’

금정구는 지난해 12월‘ 부산대학교 스마트거리 조성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 사업은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부근, 온천2호교에서 남측 주차장 입구까지 270m 구간을 정비하는 공간조성 사업이다. ‘스마트거리 조성 사업’은 이 거리를 크게 '소통의 공간', '만남의 공간', '어울림의 공간' 세 부분으로 나눠 디자인 개선을 한다. △기존의 나무데크와 산책로 확장 △부산대 근처 문화지도와 작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3개 벽 설치 △무대 스탠드와 벽, 조명을 신설하는 것이 공사의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국비와 구비를 합쳐 8억원 가량이며, 오는 10월 4일에 완공될 예정이다.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 박진명 센터장은“ 공사 구간은 인디밴드와 개인이 공연을 펼치는 주 공간”이라며 “공사 이후 몇몇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지만 그곳에선 어쿠스틱, 힙합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금정구청-문화계 입장 달라

금정구청은 스마트거리 조성 사업을 ‘이미지 제고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시행하고 있는 도심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국비를 일부 지원받아 다소 침체된 대학로의 분위기를 살린다는 것이다. 문화공보과 이형환 담당자는“ 공연이 있을 때 데크가 제 구실을 못하고 유동인구와 관람객이 뒤섞이는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대학로를 활기찬 분위기로 바꾸려는 의도에서 추진된 사업”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부산의 문화 인사들은 사뭇 다른 입장이다. 박진명 센터장은 “분위기를 살리는 효과나 근처의 문화공간을 소개하는 지도는 유용하나 공연문화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버스킹이나 여타 공연이 열릴 때마다 지적되는 소음민원이나 새로운 공간을 찾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7년도 이뤄졌던 공사에 이어 또 다시 공간조성사업을 감행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며, 오히려 대안적 행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학교 인근에 위치한 대안문화단체 아지트는 2014년 건물 계약 종료를 앞둬 문화 네트워크 역할을 상실할 위기에 내몰렸다. 아지트 김건우 대표는“ 공사를 통한 전시행정(보여주기 식 행정)보다는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장 큰 문제는 지금까지 부산대 앞의 문화를 만들어 온 문화공간들이 운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네트워크의 유지, 그리고 컨텐츠 양성 등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알찬’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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