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서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인 ‘행복마을 만들기’가 어언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우리학교 옆 장전 동 미리내마을도 올해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행복마을 만들기가 원활히 진행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젊은 층의 참여 부족 △마을주민의 주인의식 부족이 그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을만들기의 ‘매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 지난 3월 25일 장전 어린이 놀이터에서 학생들과 주민들이 모여 화합 한마당을 열었다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은 2010년 시작됐다. 마을 주민, 행정기관, 전문가가 주체가 돼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마을 주민들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행정기관은 이들에게 시설 확충등 행정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마을 코디네이터라 통칭하는 전문가는 마을주민과 행정기관을 잇는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지난 5월에 있었던 마을 만들기 워크숍에서 변강훈 행복마을 만들기 코디네이터 코치는 “마을만들기 사업의 목표는 통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며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친밀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동체 형성에 젊은층이 빠져있다는 것이 문제다. 마을 만들기의 참여자는 대부분 50대 이상의 노년층으로, 주민모임에서 20~30대 청년층은 찾아보기 힘들다. 부산시 창조도시본부 박상성 담당자는 “마을 만들기 사업은 주민들의 자생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젊은 계층의 참여는 이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동체는 다양한 계층이 함께 활동을 해야 하지만, 젊은 청년들이 없다 보니 사업의 추진이나 아이디어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상성 담당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볼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청년층의 참여부족을 주인의식의 부재라고 꼽고 있다. 장전 1동의 마을 만들기가 대표적인 예다. 코디네이터들은 젊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월세, 보증금 등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자주 거주지를 옮겨 다닐 수밖에 없어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장전 1동에서 활동하는 정승창 코디네이터는 “원룸의 젊은 청년들은 마을을 오랫동안 사는 곳이 아닌 잠시 머무는 곳으로 여긴다”며 “청년들이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누릴 청년주거권이 보장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참여를 강요해 젊은 계층을 희생시킬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참여할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부산시에서 계획 중인 학교와의 네트워크 형성도 이런 활동의 일환이다. <우리마을 만들기>를 저술한 김도년(성균관대 건축) 교수는 “행복한 마을은 누군가의 봉사와 희생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승창 코디네이터 역시 “마을 만들기에서 ‘의무’보다 ‘재미’를 느껴야한다”며 “어떤 활동이든 재미가 없으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내가 마을 만들기에 참여해 어떤 가치를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 김도년 교수는 “청년층들도 바보가 아니다”라며 “인적 자원, 경제적 이익, 지식 등 구체적으로 마을 만들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을 만들기의 참여 부족 문제 해결을 단순히 젊은층의 인식 부족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참여하지 않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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