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원리베르타스 특강 <사랑이 나에게 주는 의미> - 철학자 강신주

 

▲ 철학자 강신주가 학생들에게 질문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사랑하세요! 그저 그런 사랑이 아닌, 아프고 고통스러운 사랑을 하세요”라고 말하는 강신주 씨. 지난 21일, 효원 리베르타스 특강에 모인 학생들은 철학자 강신주 씨와 함께 ‘사랑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찾아나갔다.

“요즘 대학생들은 이기적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인생에 방해가 되면 버릴 각오를 한다”고 말하며 강신주씨는 세태를 비판했다. 이어서 “학점을 잘 받고, 취업한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며 “어른이란 남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른이 되는 방법으로사랑을 제시했다. “이타적인 사람은 이기적이지만 이기적인 사람은 이타적이지 못하다”는 황지우의 시 구절을 통해 강신주 씨는 “사랑이란 나의 행복을 위해서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삶의 주연으로 만들어준다. 그는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려는데 집에서 반대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 학생이 “부모님을 설득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신주 씨는 “당신은 진정한 사랑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성복 시인의〈그해 가을〉을 소개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제시했다. 시 구절 중 ‘벽에 맺힌 물방울 같은 여자를 만났다/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너는 입이 열이라도 말 못해’ 를 인용했다. 강신주 씨는 “진정한 사랑을 하면부모를 부정하게 된다”고 말한다. 사랑에 빠지면 부모가 정한 귀가시간을 어기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자기 일을 스스로 정하지 못하면 어른이 아니다”며 “사랑을 통해 삶의 주인공이 되어라”고 말했다.

사랑은 진지함을 알게 해준다. 진지란 참 진(眞)에 잡을 지(摯)로 무엇을 꽉 쥔다는 의미다. 사랑하면 죽도록 진지함을 배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지 않기 위해 두 손으로 꽉 붙잡아야 한다. 두 손으로 붙잡고 있기 때문에 주변일에 신경 쓸 수가 없다. 열정적이고 뜨겁게 사랑하라고 말하는 그는 “사랑을 통해 배운 진지함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라”고 말했다.

강연 말미,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록 정말로 사랑하는 것을 찾지 못해 불안하다”라는 조형근(토목공 4)씨의 질문이 있었다. 이에 강신주 씨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나도 28살에 무엇을 사랑하는지 깨달은 뒤에 지금의 직업을 가지게 됐다. 많은 경험과 실패를 통해 무엇을 사랑하는지 찾아 나서라”고 조언했다.

인생에서 겪게 될 고통은 대략 정해져 있다. 고통을 젊었을 때 일시불로 겪거나 할부로 60년 평생 나눠 겪을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당장 사랑하고 많이 아파해라. 아파야 모든 책이 읽히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마지막 말로 강연이 끝났다. 좌석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멍한 표정을 짓는다. 아직 여운이 가시지가 않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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