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년이라는 시간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언제 끝이 날까 초조해 하며 숨 가쁘게 달리다 어느덧 돌아보면 목표지점까지 순식간에 도착하고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을 맞이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2012년도 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12월을 맞이했다. 그동안 학교는 차기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와 오는 12일에 있을 교수회 선거로 바쁜 나날을 보내왔고,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오늘로서 제18대 대통령선거가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들 모두 ‘세상을 바꾸는’, ‘새 시대를 여는’ 등과 같은 수식어를 붙이며 자신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리라 국민들에게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유권자들은 여전히 정치가 우리의 인생을 과연 바꿀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떨치지 못한다.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새 정치’를 위한 의미 있는 논쟁이 아닌, ‘부동산’, ‘명품 의자’ 등의 트집거리를 찾아 식상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쳐나가고 있다. 게다가 각 후보의 현수막도 훼손되고 있다는 보도 역시 계속되고 있어 네거티브로 이어지는 기성 정치의 모습에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대학에서도 한 해 동안 활동을 해왔던 총학이 마무리를 하고 다음 해를 이끌어갈 새로운 총학을 선출하는 시기가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민주화시기를 거쳐 확립된 대학 내 총학 선거도 이제는 네거티브 공세, 대리·부정 투표 등으로 얼룩진 모습이 판을 치고 있어 학문과 진리의 전당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진행됐던 우리학교 총학 선거에서도 평년과 다름없이 각 선본간의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졌다. 매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음에도 선본들의 태도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대선 뿐 아니라 총학 후보들 역시 이전과 다른 새로움을 부르짖지만 기존 기성 정치와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돌아오기도 한다. 심지어 50여 년 전 3·15부정선거에 버금가는 부정행위들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에 있었던 부산 모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 과정에서 ‘투표함 바꿔치기’라는 부정 선거 사건이 드러나 사회에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마지막의 순간이 오고 새로운 출발, 시작을 맞이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모두들 이전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단순히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 좋은 것일까. 그것보다는 현재의 마무리를 잘 하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새로운 시작을 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새로운 시작은 색다른 공약 남발, 남을 비방하거나 부정을 저지르면서까지 쟁취해야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진심이 담긴,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의 마음은 절로 움직이고 이것이 바로 희망찬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마무리와 새로운 출발은 거창한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허황된 약속보다 진정으로 실천 가능한 모습으로 다가갈 때 이뤄질 수 있다. 단순히 말로써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보다 진정성 있는, 약속을 지킨다는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실천한다면 총학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불신은 그들에 대한 믿음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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