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주진우 기자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로 유명세를 탔지만, 그 이전에 삼성 비자금 사건, 내곡동 대통령 사저 의혹 등의 특종을 보도한 특급 기자다. 현재도 성역 없는 취재로 많은 분란(?)을 일으켜 많은 언론 지망생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오로지 ‘나쁜 놈’들을 죽이기 위한 기사만 쓴다”는 ‘주 기자’, 주진우 기자를 지난달 19일 만났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국민참여 재판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올해는 대선도 있고 국가와 민족에게 매우 중요한 해다. 많은 미행과 감시를 당하고 있지만, 기자로서 길을 밝히는 등불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부산대 앞에서 “부산은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정말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특별히 부산대 학생들은 일자리나 스펙보다 신념이나 가치를 중시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선거법 위반이라고 한다. 부산에 와서 김용민(제19대 총선 서울 노원구 갑 출마, ‘나는 꼼수다’ PD) 선거운동을 했다고 하고. 현 정부 들어 법이 강자에게 약하게 약자에게 강하게 적용되는 일이 늘어서다. 우리 근간을 지켜줘야 할 법이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국민참여 재판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진짜 잘못한건지 평가받고 싶었다.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지적도 많다. 언론인으로서 ‘공정한 것’이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먼저 용산 참사나 한진중공업 사태를 생각해보자. 그 사람들이 법을 지킨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누가 그 사람들을 망루에 올라가게 만들었는지, 누가 김진숙을 크레인에 올려 보낸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이제 약자들을 보듬어야 하는데, 자꾸 그들의 것을 빼앗으려 한다. 그런 일에 대해선 약자들의 편에 편파적으로 서고 싶다.
 

언론인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그러나 나는 누구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가만 찾아서 비판하는 기자다. 단지 강자와 부패한 권력기관만 비판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 특정 세력에 모여 있어 편향돼 보일 뿐이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대통령과 측근 비리에 대해 가장 비판적이었던 것이 나다. 편향적으로 누구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가진 권력자가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비판할 뿐이다.

 

권력자들을 비판하다보니 또한 그들의 표적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미행과 감시가 많다고 했는데 두렵진 않나?

‘나는 꼼수다’가 유명해지면서 감시가 심해졌다. 그러려니 한다. ‘쫄았던’ 적은 없다. 그러나 누가 지켜본다는 것이 기분이 좋지는 않다.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신호가 바뀔 때 갑자기 가거나 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원래 겁 없고 철없는 사람이라 나에게 주어진 길이려니 하고 그냥 산다. 크게 고민하거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불이익을 받거나 해코지를 당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권력자의 눈치를 보거나 걱정하는 것보다 ‘이것이 옳은가 내가 가야할 길인가’가 더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이 생활을 권하진 않지만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권력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는데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멋대로 살아도 괜찮다. 그래서 우리가 매일 “쫄지 마라”고 하는 거고.

 

삼성, BBK, 내곡동 등 주목할 만한 특종을 많이 보도했다. 비결이 무엇인가?

운이 좋았다.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나에게 얘기한다. 내가 참 좋은 기자라고 믿어 주고, 내게 얘기하면 좋은 기사가 되고 잘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것이다. 그들의 도움이 컸다. 가장 중요한건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내게 비판을 받고, 감옥에 갔던 사람들도 기자로서의 주진우는 인정한다. 그런 점이 기자로 살아가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왜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나.

원래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재능이 없었고 배울 기회도 없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반항심이 많고 말을 잘 안 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길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말 안 듣고 반항하며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자였다. 그러나 진짜 기자가 되려니 정말 힘들었다. 언론고시는 정말 어렵더라. 기본도 안 돼 있었으니. 일단 기본은 해야 한다. 이 사회가 내세우는 기준이 불합리하더라도 포기하면 안 된다. 들어가서 뜯어 고쳐야 한다.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7~80년대 데모하던 선배들이 있었다. 당시엔 대학생이 적어 졸업만하면 좋은 직장에 갈 수 있었는데, 데모를 하다 감옥에 간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도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과 신념을 갖고 그 길을 갔다. 반면 지금 젊은이들은 생활, 학점, 취업에 매몰되다 보니 자신이 가야할 가치,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어떤 직업을 가질지만 생각한다.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할지 정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어느 시대나 청춘은 어렵고 고민한다. 그 고민을 가치나 신념, 그리고 정치로 돌렸으면 한다. 20대 투표율이 90%가 되면 당장 내일부터 반값등록금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나서 세상이 변한다.
 

개인적인 조언을 하자면, 먼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라. 좋아하면 하지 말라고 말려도 찾아서 하게 된다. 직업을 갖는 것도, 사는 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가지면 즐겁게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다. 원치 않는 직업을 가지면 재미도 없고, 잘하기도 어렵다. 돈을 벌기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싫은 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먼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제대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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