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인간인 내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나비가 꿈에 이 인간인 나로 변해 있는 것일까. 장자의 호접지몽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현실이 꿈인지 꿈이 현실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장자처럼 꿈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이에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였던 프로이트는 꿈을 해석하고자 한다. 그 결과가 바로 <꿈의 해석>이다. 프로이트는 꿈을 현실에서 억압된 욕망이나 불안들이 변형된 것이라고 풀이한다. 프로이트의 이러한 해석은 현재까지도 대다수의 학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 <꿈의 해석>을 바탕으로 한 영화 <인셉션(inception)>이 등장하면서 프로이트의 이론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영화 인셉션은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타인의 꿈에 접속해 생각을 빼낼 수 있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타인의 생각을 훔치고 다른 생각을 주입한다는 발상을 토대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든다. 주인공 코브는 생각을 훔치는 도둑이다. 영화 속의 모든 일들은 ‘꿈’에서 행해지는데 이는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의 영역’이다.

주인공 코브는 드림머신을 통해 다른 사람의 꿈으로 들어간다. 꿈의 세계에서도 현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영화에서는 이들을 ‘투사체’라고 설명한다. 영화 속에서 투사체는 주인공들을 공격해 위험에 빠트리기도 한다. 이는 프로이트의 ‘투사’개념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동훈(심리) 교수는 “프로이트가 주장한 투사란 자신에게 접근한 위협적 충동을 다른 사람이나 장소에 돌려 자기를 방어하는 기제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는 프로이트의 억압의 개념도 등장한다. 서수균(심리) 교수는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사고나 관념을 망각하지만 그것은 의식 속에서 지워지는 것일 뿐”이라며 “그러한 사고나 관념이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 억압이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코브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그의 아내 말에게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심는다. 이에 말은 진짜 현실을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돼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한다. 이후 코브는 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다른 사람들의 꿈에 들어갈 때마다 말을 만난다. 이러한 코브의 죄책감이 억압이 되어 무의식인 꿈의 상태에서 나타난 것이다.

근대 사회가 도래하면서 이성에 대한 신뢰가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인간을 사유하는 동물로써 이성을 통제하고 의지에 따라 행할 수 있는 생명체로 봤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을 바탕으로 이를 부정했다. 그는 인간은 억압된 욕망이나 불안이 투영된 무의식 세계에 휘둘리는 존재로 인식했다. 서수균 교수는 “프로이트 이전에는 꿈과 무의식에 관한 체계적인 이론이 없었다”며 “프로이트는 그런 면에서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를 처음으로 제시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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