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의 자서전 출판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개인 자서전, 즉 보통 사람이 쓰는 자서전은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치유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일반인이 쓰는 자서전은 소소한 일기부터 편지글 모음, 회고담, 수필 등 다양한 형식으로 출판된다. 책나무 출판사 관계자는 “자유로운 사회적 발언이 활성화되고 각자 삶의 가치를 모색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자서전 출간 빈도가 훨씬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세계로미디어 민경호 대표 역시 “자서전 강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자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서전 쓰기는 개인과 주변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의 자서전 쓰기는 자아통합의 효과가 있다. 자서전은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글이며 자신의 삶을 하나의 의미로 정리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한정란(한서대 노인복지학) 교수는 “자아통합은 자신의 삶을 가치 있고 만족스러운 삶으로 정리하는 것”이라며 “자서전 쓰기를 통해 이런 자아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서전을 통해 타인에게 자신의 기록을 남겨 도움과 조언을 줄 수도 있다.
 
자서전은 노년기의 자아통합 뿐 아니라 청장년층의 자아확립에도 큰 도움을 준다. 젊은이들은 자서전 쓰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가치를 찾게 된다. 손승남(순천대 교직) 교수는 “자서전은 올바른 자기이해와 건전한 자아 확립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신정민 시인도 “취업난 등 여러 사회문제로 청년들의 스트레스가 크고 자신이 할 일을 못 찾고 있다”며 “자서전을 쓰며 내가 사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 자신이 이겨냈던 역경을 떠올리며 능동적으로 삶에 대처하고, 자신의 삶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갈 원동력도 얻을 수 있다. 오세철(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 교수는 “자서전 쓰기를 통해 역경을 헤쳐 왔던 순간을 되돌아보고 다시 한 번 용기를 얻게 된다”며 “특히 장애인들의 경우 더 큰 역경을 거쳐 왔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를 얻기 위해 자서전 쓰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자서전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도 얻을 수 있다. 자서전을 쓰고 타인에게 공개하면서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혼자 앓았던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오랜 시간 품어왔던 개인적 문제를 끄집어내 주변인에게 말하고, 이를 통해 과거에 생긴 앙금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진영선(경북대 심리) 교수는 “자서전을 통해 다른 사람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심리적 안정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뇌 기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진영선 교수는 “노인을 대상으로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기억, 의지능력과 같은 인지능력이 향상됐다”며 “이는 노인에 국한되지 않고 청장년층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자서전을 쓰기위해 과거를 끄집어내는 과정에서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