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열풍과 함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서전 쓰기 강연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본격적인 자서전 쓰기에 앞서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자서전을 써야하는지, 왜 쓰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중도에 포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자서전 특강을 수강하고 있는 진광수(71) 씨는 “강의 첫 시간에 자서전을 왜 써야하고, 일반인의 자서전 쓰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듣고 나니 자서전을 써야겠다는 확고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서전을 멋지게 쓰는 법’을 궁리하기 전에 목적을 뚜렷이 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는 인생의 범위를 나누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서전을 쓰는 노인들에게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나뉜 개별질문지를 나눠주고 과거회상을 돕는다. 그러나 20대나 30대의 경우 살아온 날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접근방식이 조금 다르다. ‘자기발견을 위한 자서전쓰기 특강’의 저자 이남희 소설가는 “시작하기가 막막하다면 나의 최초 기억이 무엇인지, 특정 나이 때 인상 깊은 일은 무엇이었는지 범위를 좁혀야 회상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기억 회상단계에서는 지금까지 살아온 흔적들을 보여주는 기록물들이 요긴하게 쓰인다. 쓰고 싶은 시절의 일기나 사진은 회상의 중요한 단서다. 자서전 특강을 수강하는 정윤석(62) 씨는 20대들에게 “일기나 기록물을 남기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하루하루 무턱대고 살기보다 기록물을 모아두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료에 집중해서 완벽주의를 추구해서도 안 된다. 부산 중앙도서관에서 자서전 특강을 진행하는 신정민 시인은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시작이 어렵다”며 “자료는 가볍게 기억을 되살리는 정도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글쓰기 단계에서는 시간별로 쓰는 방법, 사건별로 쓰는 방법이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시간별 글쓰기가 수월하다. 먼저 어떤 시기의 특정한 경험에 대해 쓴 다음, 그 경험에 대한 내 생각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쓰는 것이 좋다. 자서전 특강 민경호 강사는 “단편적인 기억에서 좀 더 나아가 당시의 공간적 배경과 시간적 배경을 떠올리거나 심리 상태 변화까지 쓸 수 있다면 더욱 생생한 자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을 완성한 후, 퇴고를 할 때는 어색한 부분이 있는지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서전 첫 원고가 완성되면 이후 출판 과정은 간단하다. 먼저 전문적으로 개인 자서전을 출간해주는 출판사에 전화나 방문을 통해 접수를 한 후, 웹하드에 원고를 올린다. 출판사에서는 교정과 편집 작업을 거쳐 원고를 다듬고, 표지 디자인까지 마친 뒤 의뢰인의 최종 승인을 거쳐서 인쇄한다. 이와 같은 개인 자서전을 자비로 출판하기 위해서는 250페이지 기준, 1회 교정과 출판에 약 100에서 150만 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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