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견계의 아버지, (주)동물과 사람 이웅종 본부장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여러 방송 출연에, 책 집필, 정신의학 석사과정 이수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전하는 사람. 문화말썽부리던 개도 눈빛 한번으로도 능숙하게 제압할 것만 같은, 그러나 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 가을비 촉촉이 내리던 9월의 아침, 상근이 아빠 (주)동물과 사람의 이웅종 본부장을 만났다.

동물 복지를 꿈꾸며 애견 훈련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첫 시작은 어땠나.
  애견 전문가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생 때였다. 어릴 적부터 개를 워낙 좋아했던 나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고등학생 때 ‘아키다’라는 개를 당시 50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사서 키웠다. 그러나 새끼를 낳고 아키다를 샀던 곳에 강아지를 되팔려 할 때 다섯 마리를 50만 원에 받고 팔 수밖에 없었다. 한 마리를 50만 원에 샀는데 다섯 마리를 똑같은 가격에 판다는 것이 당시엔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았고 심지어 사기라는 생각도 들더라. 나중에 그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너는 전문가, 유명인도 아니고 도그쇼 같은 각종 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챔피언도 아니기 때문에 같은 가격으로 책정할 수 없다”는 냉정한 말을 들었다. 그때 ‘이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노라’고 다짐했다.
  이후 군대에서 아주 훈련이 잘된 군견을 봤을 때 한 번 더 확신이 섰다. 20여 년 전이었던 당시에는 애견 훈련이 사람들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나는 그 기술을 꼭 배우고 싶었다. 그때는 인터넷도 없었고 애견 훈련과 관련된 정보도 거의 없었지만, 전화번호부에서 애견 훈련 직업에 관련된 연락처를 전부 찾아내 전국을 다니며 훈련을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다.

‘애견 훈련사’,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특이하고 이색적인 직업이다. 이 직업을 선택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우리나라 최고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했었나.
  기대보다도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로 오는 것이 가능했다. 뭐든지 도전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강의할 때도 학생들에게 “항상 목표를 가지고 도전을 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두가 목표를 가지고 있어도 도전 여부에서 차이가 난다. 누군가를 뛰어넘기 위해선 목표가 있어야 하고 목표를 정했다면 그 길을 꼭 가야 한다.
  나 역시 어릴 때 결심했던 전문가의 길을 걷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나라는 존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훈련사 일을 하면서 쉬는 날에는 각종 대회의 심사위원들의 집과 훈련소를 방문하며 전국을 누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의 존재 가치를 알리기’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고 훈련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문가를 쫓아다니며 각 대회마다 같은 조에 신청하면서 계속해서 경쟁을 해보려 했다. 처음에 그들은 평범한 훈련사였던 나를 우습게 봤지만 결국은 무언의 의식을 하게 된다. 그때 여러 사람을 경쟁자로 두는 것보다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경쟁자로 두고 그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면 점차 나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그들을 이겨서 나도 우리나라 최고의 훈련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훈련을 하다 보면 다칠 일이 자주 생길 것 같다. 크게 다치고 나면 겁은 나지 않는가.
  나는 사나운 개를 좋아하는 편이다. 얼마 전 심하게 물려 인대가 끊어지기도 했다. 몸에 상처가 크게 남고 많이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것 역시 영광의 상처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많이 물려봐야 피할 수 있는 요령도 생기지 않겠나.

애견 훈련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고 들었다.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어른들이 자주 하시는 “공부하라”는 말씀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어느 순간 지금 현 단계를 벗어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나는 10년 동안 동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환자의 병을 치유하는 동물매개치료 공부와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더불어 동물매개치료뿐 아니라 동물들의 재활치료 위한 마사지, 요양복지, 심리상담 등의 공부 역시 계속해서 하고 있다.
  현재 천안연암대학 동물보호계열 전임교수로도 활동 중인데 학력의 장벽에 부딪힐 때도 있었다. 연봉 협상 중에 박사 학위가 있던 동기와의 연봉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여러 가지 계기로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전문대, 4년제 야간학교를 거쳐 지금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과정을 수료한 후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앞으로도 내가 가고 있는 분야에서는 독창적이고도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것이고 경쟁력이다. 며칠 전에는 경영자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강연, 방송 출연, 책 집필 등 수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단순히 훈련법을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더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인가.
  이웅종이란 사람은 단순한 애견 사업가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애견문화를 이끌어나가고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최근 선진국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척도에 자연 생태·동물 복지 등의 항목이 더 추가됐다. 그만큼 반려동물 복지는 이 시대에 중요한 가치라 할 수 있다. 동물 복지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동참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개를 키우는 사람 스스로 훈련사가 돼서 자기 개의 예절 교육을 철저히 시킬 수 있다면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더불어 이러한 노력이 이어져 보신탕 문화로 우리나라의 동물 복지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동물을 사랑하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반려동물의 사회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학대와 유기견이 넘쳐나는 현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방송에서 유명인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나오면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로도 이어진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책임감이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 품에 안고만 있는 것 뿐 아니라 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다. 깊이 생각하고 선택해야 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대학생들이 꿈과 현실이라는 벽에서 많이 부딪히고 결국 현실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꿈을 선택해 최선의 길을 걷고, 좋은 결실을 얻고 있다. 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생은 아주 길다. 도전할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빨리 돈을 벌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돈보다 나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젊은 시절 더 많이 경험하고 고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라는 노랫말이 있지만 젊었을 때 어렵고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 고생들을 많이 해본다면 이후의 인생이 더 쉽게 풀리지 않을까.

당신의 20대를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20대는 내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30대를 준비하는 과정이자 도전의 시간이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9년을 견습사 시절을 보냈고 90년대 후반에는 잘 운영되던 훈련소를 뒤로하고 더 넓은 시각을 키우기 위해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 스물아홉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 훈련소 개들이 꽃다발을 가져다주는 이색 결혼식도 하고 첫 신혼살림을 비닐하우스에서 시작했으니 끝없는 도전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비닐하우스에서 처음 시작했던 훈련소와 결혼생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은 돌이켜보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동물 복지가 잘 실현되는 나라가 나의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동물매개치료센터, 동물재활병원, 전국 지자체별로 애견 운동장을 만드는 것, 그리고 애견 테마파크를 꾸리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또한 대선을 앞둔 이 시점, 정치인들에게도 1천만 애견 인구를 위한, 동물들을 위한 복지를 실현시켜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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