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차가 역주행 후 불법 좌회전을 하는 모습이 촬영된 '좌회전 김여사'라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김여사가 누리꾼들의 표적이 됐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는 여자가 아닌 남자"라고 전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여성을 향한 마녀사냥의 잔재가 남아있음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마녀사냥이 주로 일어났던 15세기~17세기는 왕의 권력이 교황의 권력을 넘어서는 시점이다. 당시 마녀사냥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서영건(사학) 교수는 “15세기~ 17세기는 봉건시대에서 자본주의로 이행기의 혼란한 시대였다”며 “사람들은 새로운 생산방식과 사회시스템들의 문제점들의 원인을 마녀의 탓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당시에 일어난 종교개혁도 마녀사냥의 확산을 부추겼다. 종교 개혁가들은 악마의 존재를 강조했고 이에 사람들은 마녀사냥을 통해 악마를 색출하고 처형함으로서 심리적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연구가들은 중세에 일어난 마녀사냥의 희생자 75~85%가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 이렇게 여성의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곽차섭(사학) 교수는 “중세시대 여성들은 사회적약자라는 이유로 희생양이 됐을 확률이 높다”고 해석했다. 중세 유럽의 철저한 금욕주의 역시 여성을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만든 원인 중 하나다. 송문현(역사교육) 교수는 “금욕주의로 억압된 남성의 성욕과 욕구불만이 여성들의 탓으로 돌려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을 대상으로 'OO녀'식의 마녀사냥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 역시 중세시대에 행해진 마녀사냥과 비슷한 구조를 갖는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지배계층은 언제나 남성이 차지해 왔다. 하지만 근대화가 진행되고 능력위주의 사회가 되면서 남성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오르는 여성들이 등장하면서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이에 한국여성연구소 김영주 사무국장은 “‘180cm이하의 남성은 루저‘라고 말한 루저녀 사건 역시 여성이 상위자로서 남성의 외모에 대해 말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어 만들어진 사건”이라며 남성우월주의 사고에서 나온 마녀사냥에 대해 설명했다. 사회의 지나친 경쟁도 한국사회의 마녀사냥을 야기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김영주 사무국장은 “경쟁사회에서 개인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해소할 대상을 찾고 있다”며 “그것이 마녀사냥으로 분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세기에 걸친 마녀사냥은 결국 18세기 르네상스가 도래하면서 이성적세계관의 등장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따라서 현대의 마녀사냥에도 이에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김영주 사무국장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마녀사냥은 성차별의 증거”라며 “여성과 남성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전근대적인 사고가 아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해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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