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유지 및 관리 비용 예산 증대 절실해

▲ 좁은 인도 위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위태롭다

  현재 부산시에는 5,000여 개의 버스 정류장이 있다. 그러나 버스 정류장의 상태는 같은 행정구역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버스 정류장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앞 버스 정류장 중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은 크게 △칼오뎅 맞은편 △아이박스 안경점 앞 △보물창고 앞 등이 있다. 그러나 인도 폭이 좁다는 이유로 이 버스 정류장 중 단 한곳에도 쉘터(shelter)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승미(온천동, 33) 씨는 “부산대 앞에는 유동인구가 많은데도 버스 노선표만 있는 버스 정류장이 많아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은지(경제 3) 씨는 “우리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은 좁은 인도 위에 설치돼 비가 오는 날이면 매우 위험하다”고 전했다.
  반면 부산시 내 번화가로 알려진 서면의 IBK 기업은행 부전동 지점 앞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 정보안내기, 쉘터, 의자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 노선표 하나만이 설치돼 있다. 이렇듯 같은 관리구역 내에서도 버스 정류장의 상태는 큰 차이가 존재했다. 김은샘(연산동, 20) 씨는 “소위 잘사는 동네에는 버스 정류장의 시설이 좋은데 낙후된 동네에는 버스 정류장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 시설 관리 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예산 증대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청 대중교통과 류극희 씨는 “일반적으로 버스 정보안내기는 탑승객의 수가 많은 곳, 간선도로, 환승지점 등에 설치된다”며 “현재는 예산이 부족해 버스 정보안내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지만 차츰 예산을 확보해 이 문제를 시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쉘터 설치는 자신의 상점을 가린다는 이유로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금정구청 교통행정과 박옥남 씨는 “도로 폭이 4m 이상일 경우에만 쉘터와 의자 설치가 가능하다”며 “버스 정류장의 시설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증대와 상인들의 반대에 대응할만한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현재 버스 정보안내기와 버스 노선표는 시청에서, 쉘터와 의자는 구청에서 관리하는데 각 부처 간의 소통과 연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대한교통학회 부회장 정헌영(도시공) 교수는 “버스 정류장 시설 개선을 위해서는 관리부서 간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며 “교통도 복지로 인식해 정부 차원에서 유지․관리 비용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쉘터 설치에 대해 “상인들의 권리만큼 시민들의 편의도 중요하기 때문에 의식 개선 역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쉘터(shelter) :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강화유리와 지붕으로 이루어진 시설물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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