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발전기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확인되지 못한 소문이 많았다. 학내기관에서 만든 보고서마다 그 발전기금의 액수도 들쑥날쑥 하였다. 발전기금재단에서 주장하는 이야기가 다르고, 대학본부의 자료도 때에 따라서 차이가 있었다. 발전기금에 관련된 해괴한 소문 중 하나는 현금 십여 억 원을 넣어주면 해당 기관의 건물을 제일 먼저 지어준다는 것도 있었다. 발전기금 속에 응축된 이러한 형식적 모호함과 내용적 무작위성은 이미 그 부실함을 알려주는 조기신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 기숙사, 그리고 발전기금으로 수행된 각종 엉터리 기획과제에 대한 소문도 퍼지고 있다. 불필요한 소문의 확대생산과 오해의 증폭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대학당국은 관련된 사실은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특히 방만하게 집행된 발전기금의 문제는 영수증과 종이 서류로 소명되는 식의 형식논리를 넘어서야 한다. 모든 내용은 대학 구성원 대다수가 이해되는 본질적인 면에서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이나 가정이 잘 살려면 밖에서도 잘 벌어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정 내부의 재화를 규모 있게 집행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이라면 이에 더하여 정의로움이 그 과정에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대학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밖에서 잡아왔다는 산토끼도 실은 헛것이며 그나마 그간 아껴 키워온 집토끼마저 날려 먹은 형국이 되고 있다. 신임 총장님을 비롯하여 새 집행부는 보충할 산토끼보다는 잃어버린 집토끼부터 먼저 뒤져서 찾아내야 한다. 특히 발전기금에 관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사안에 따라서는 법인의 자격으로 고발조치해야 할 것이며 사적으로 운용된 자금은 법의 강제를 통하여 환수해야 할 것이다. 신임 총장님의 공약대로 효원문화회관의 계약과 관련된 사실도 곧 밝혀지리라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상식과 부합되지 않는 것이 있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위기는 단결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지금의 위기는 우리 부산대학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사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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