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선거 양상을 보였던 제44대 총학생회 선거가 결과 발표 이후에도 선거 시행세칙과 관련해 기권표 해석 논란을 비롯한 문제가 제기됐다.
기권표는 무효표? 오차표?
  지난달 29일 열린 제11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 회의에서 ‘변화의 바람, 온 몸으로 느껴라! 아하, 느낌표!(이하 느낌표)’ 선본은 기권표를 오차표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과대학 혹은 학과 학생회 선거에만 참여하고자 했던 유권자도 있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유권자도 총학생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다른 선거에 투표하는 것이 불가능해 기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권을 선택한 유권자는 선거에 실제로 참여한 사람의 수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기권표는 무효표이며 이는 오차표로 환산해야 한다는 논리다.
  ‘2012년 44대 총학생회 선거 시행세칙(이하 시행세칙)’은 제6장 32조에서 무효표를 △정규의 투표용지를 사용하지 않은 것 △지정한 기표용구를 사용하지 않은 것 △어느 란에도 기표하지 않은 것 △참관인의 확인이 없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오차에 관해서는 시행세칙 제7장 35조 2항에서 ‘당선 결정에 양 선본의 표차가 오차 표수보다 더 많으면 당선을 확정하고 득표 수가 동일할 경우 재투표를 실시한다’고 규정할 뿐 의미에 대한 정의는 없다. 중선관위는 “시행세칙에서 무효와 오차를 다른 단어로 명시했고 오차는 중복투표 혹은 표를 유실했을 경우를 말한다”며 무효와 오차를 다른 개념으로 해석했다. 또한 “전자투표의 특성상 표의 유실, 중복투표 등이 불가능해 이번 선거에는 오차표가 없다”고 밝혔다.
  이의를 제기한 느낌표 선본과 중선관위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기권표의 해석은 중선관위원들의 표결에 붙여졌다. 중선관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권표는 무효표이며 이는 오차표와 다르기 때문에 재선거를 실시할 이유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기춘(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칙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전자투표 시행 방식에 대한 양 선본의 합의 없이 선거가 진행되면 위험하다”며 “개표 방식의 편의성, 투표율 제고에는 전자투표가 효과적이지만 학생회 규정을 우선적으로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또한 너랑나랑 선본의 진자령(대기환경 4) 총학생회 부회장 당선자는 “시행세칙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전자투표에 맞는 새로운 세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표소 개·폐소 시간은 마음대로?
  한편 시행세칙에 명시된 투표소의 개장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 역시 이의로 제기됐다. 시행세칙 제5장 22조 1항에는 ‘투표소는 오전 9시에 개장하고 오후 7시에 닫는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23일 투표소 개장은 오전 8시 30분에 이뤄졌으며 △조선관 2층 △간호대학  △생활환경관 △생명자원대학 △재료관 2층의 투표소가 오후 7시 전에 폐소됐다. 이 중 조선관 2층 투표소와 생명자원대학 투표소는 더 이상 투표인원이 없다는 단과대학 회장의 판단에 따라 7시가 되기 10분 전에 철거됐다. 간호대학의 투표소는 건물을 6시에 닫아야만 해 조기 철거됐으며 생활환경관 투표소는 생활환경대 선관위원장의 판단에 따라 조기 폐소됐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면 건물의 문단속을 시작하고 유동인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재료관 2층 투표소 역시 생활환경대와 동일한 이유로 6시 40분경 철거했다.
  시행세칙 위반에 대해 중선관위 김종현(수학 4) 위원장은 “게시판에 당선공고를 붙이면서 이에 관한 내용을 해명하고 사과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학생들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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