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나라 문학상이 여러 문제들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으나 이를 극복할 방법은 분명히 있다. 문학상이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 문인,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문학상의 위상 제고를 위해 각 문학상 제호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목적과 취지에 맞게 나아가는 것이 문학상 본연의 힘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전정구(전북대 국어교육) 교수는 “예를 들어 ‘이상문학상’이라면 아방가르드하고 초현실적인 이상의 작품 세계를 반영한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정된 심사위원과 출판자본의 입김 등의 문제로 늘 지적되는 공정성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기존의 기준과 틀을 벗어날 것을 권고한다. 최강민 문학평론가는 “심사 기준이 고무줄 잣대가 되서는 안 되며 심사위원 선정 기준 역시 기존과는 다르게 폭넓고 차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대현 문학평론가는 “출판자본과 결탁한 문단권력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개성 있고 색깔이 분명한 문학상의 제정도 필요하다. 일본에는 ‘나오키상’과 같은 종래의 권위 있는 문학상 외에도 개성 있는 문학상들이 등장해 일본문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 사례로 서점 직원들이 수상작을 뽑는 ‘서점대상’, 특정 미스터리 장르에서만 선정하는 ‘이 미스터리가 좋다’ 등 특색 있는 문학상을 들 수 있다.
  오늘날은 대학문학상의 의미가 약화됐지만 기존의 역할을 살린다면 우리나라 문학상의 위기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대학문학상은 신춘문예로 가는 길을 제공하고 대학 내 문화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했다. 김용규(영어영문) 교수는 “대학문학상은 외부 명망가 중심의 문학상과는 달리 순수성을 갖는 것이 그 특징”이라며 “젊은 작가 지망생을 많이 배출하는 중요 통로”라고 역설했다. 지난해 부대문학상 수상자 김성현(국어국문 4) 씨는 “우리학교 문학상은 타대학 문학상과 달리 교내 학생의 작품으로만 제한하고 있어 침체되는 면이 있다”며 “다른 대학교 학생들에게도 참여의 문을 열어주는 것도 문학상을 활성화하는데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문학상의 위기를 초래한 문단과 독자, 출판업계 모두 문학상에 대해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규정 소설가는 “문학상이 흔해져 권위 실추는 오늘날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문학상의 남발, 작품에 대한 자긍심 없이 어떤 상이든 받으려는 문인들의 자세, 상이라면 편견 없이 좋은 작품으로 바라보는 독자들의 시각 모두 변해야한다”고 전했다.
  여러 대안을 통해 문학상 자체가 상금 액수와 관계없이 작가에게 권위와 명성을 가져다주는 역할로 거듭날 수 있다. 부산문인협회 배기환 사무국장은 “프랑스 문학상 ‘공쿠르상’의 상금은 10루불(한화 약 15,000원)에 불과하지만 그 상의 권위는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프랑스에서는 문학상 수상작 발표 후 많은 독자들을 서점으로 이끄는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문학상의 취지는 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문학작품을 만나게 하고 기성 작가들 독려뿐 아니라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의미가 있다. 배기환 사무국장은 “문인으로 거듭날 우수한 신인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도록 신춘문예나 신인공모제가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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