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소풍 혹은 견학으로 박물관을 찾아 본 기억이 모두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최관영(경제 1) 씨, 김지선(사회 1) 씨와 함께 그 때의 추억이 떠오르게 만드는 우리학교 박물관 본관을 방문해 1층 종합전시실(이하 1층 전시실)의 전시품들을 감상했다.
  우리학교 박물관 본관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다. 그 중 1층 전시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유물 656점이 왼쪽 방향부터 시대별로 전시된 상설 전시실이다. 구석기시대 토기를 시작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당시 가정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시대 토기, 우수한 보존 상태의 삼한시대 유물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전시실 입구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가야와 삼국시대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입구의 오른 편에는 조선 초기의 양성 평등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백자들이 전시돼 있다. 게다가 이곳에는 밀양대학교와 통합 당시 밀양대학교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던 680여 점의 유물 중 일부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유명한 전시품들이 많아 다른 박물관의 특별전시전에 대여되기도 한다. 가장 자주 대여되는 유물은 삼한시대에 만들어진 ‘와질 오리모양 토기’다. 이 유물에는 새를 신과 인간의 매개로 본 삼한시대 사람들의 종교관이 드러나 있고 모양이 정교해 인기가 많다. 현재 우리학교 박물관의 선사시대 토기들을 대여해 특별전시전을 열고 있는 복천박물관의 관계자는 “부산대학교 박물관의 유물들은 그 보존 상태가 좋고 역사적 가치가 있어 대여했다”고 설명했다.
  우리학교 박물관의 자랑거리는 수많은 유물 발굴에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다. 1층 전시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토기의 약 90%는 우리학교 박물관이 발굴한 유물들이라고. 이에 신경철(고고) 관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직접 발굴한 유물들이 많아 학문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우리학교 박물관이 발굴한 유적 중 특히 유명한 것은 ‘울산 검단리 유적’이다. 이는 마을 외부를 둥그렇게 파고 물을 흐르게 한 환호(環豪)의 존재를 국내 최초로 규명한 유적이다. 여기서 청동기 시대의 토기들이 출토됐고 산산이 조각난 토기의 편린들을 모아 하나의 완성된 유물로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박물관 학예연구사(이하 학예사)들의 몫이었다.
  관영 씨와 지선 씨는 구석기시대의 토기들을 보고 “미리내 계곡에 있는 돌맹이들과 모양이 비슷하다”며 “무엇에 쓰였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진 학예사(고고 99, 졸업)는 “밀양댐을 만들 당시 출토된 유적인데 내가 봐도 평범한 돌맹이처럼 보일 때가 있다”며 웃었다. 덧붙여 “인공적으로 뾰족하게 만든 흔적들이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이 돌을 다듬어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아담한 1층 전시실을 1시간 가량 관람한 관영 씨는 “학예사님이 학술적이고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유물에 관한 발굴 에피소드 등을 섞어서 재밌게 설명해주셔서 기억에 남는 관람이었다”고 전했다. 박물관에서 주최한 곡옥만들기 체험 이후 두 번째로 박물관을 방문한 지선 씨 역시 “국사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며 “다시 오고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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