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 사안을 등한시 하지 않을 것”. 제43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세상에 당신을 더해 우리, 하이파이브’가 부대신문(제1412호 2010년 11월 22일자) 문화공약에 관한 인터뷰에서 한 답변이다. 일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내세웠던 ‘문화 공간 만들기’ 공약은 단 한 건도 시행되지 않았고 ‘문화행사·축제 활성화’ 공약 역시 흐지부지됐다.
  당시 총학은 ‘문화 공간 만들기’와 ‘문화행사·축제 활성화’를 문화공약으로 내세웠다. ‘문화 공간 만들기’ 공약에는 △노천극장 △전시실 설립 등이 있다. 그리고 문화행사와 축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에는 △시월제 마라톤 △대학가요제 유치 뮤직페스티벌 △야구장 단체 관람 △더욱 풍성한 대동제 만들기 ‘대동제 기획단’ 등이 있다.
  문화공약 실행에 대해 총학은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총학 김종현(수학 4) 회장은 “대학본부(이하 본부)가 문화 공간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42대 총학도 노천극장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지금껏 본부 내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없는 것을 보면 이를 납득하기가 힘들다. 더불어 김종현 회장은 “시월제에 엄청난 공을 들였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며 “학생들이 문화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총학의 자체평가와 달리 우리학교 학생들은 총학의 문화공약 실행에 대해 냉담하게 평가했다. 지난주 부대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총학생회가 시행한 사업 중 가장 잘 한 영역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라는 문항에 문화공약은 11.5%로 최하위인 6위를 차지했다.(3면 참조) 고희은(화공생명공 1) 씨는 “총학이 대동제 기획단을 마련했지만 기억에 남는 대동제 행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통기타 동아리 썰물 이수연(국어교육 3) 회장 역시 “10·16 기념관에서 공연할 경우 200만 원, 정문 앞에서 공연할 때는 300만 원이 든다”고 토로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총학이 고민하지 않고 단발성 문화공약만을 제시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화소통단체 숨 차재근 대표는 “총학의 문화공약은 반장 선거에 나온 초등학생이 반 친구들에게 ‘피자 쏘기’를 공약으로 내건 것과 같다”며 “야구장 단체 관람이 학생들에게 절실한 문화공약인가”하고 반문했다.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 박경효 작가는 “대학문화에 관심을 기울여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쇠퇴하는 대학문화를 살리기 위해서 총학의 역할은 중요하다. 총학이 학생들의 요구안을 모아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본부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중 ‘대학문화의 유지 및 발전을 위해 총학생회가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90% 이상의 학생들이 동의하면서 그 필요성을 역설했다. 차 대표는 “학생 한 명이 문화공간을 만든다거나 전체적인 대학 분위기를 바꾸기는 힘들다”며 “총학이 부산대학교만의 문화 컨텐츠를 고민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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