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학로 중 대표적인 두 곳은 우리학교 대학로와 경성대․부경대 대학로(이하 남구 대학로)다. 술집과 상가만 넘치는 현재의 모습을 탈피하고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대학로로 변신을 준비 중인 두 곳. 이들의 과거 모습을 되짚어 본다.


  우리학교 대학로는 과거 부산에서 독보적인 ‘문화 거리’였다. 7․80년대에는 음악다방과 거리공연이 많아 통기타 음악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80년대에 학교를 다닌 부산대학로상가번영회(이하 상가번영회) 박성철 회장은 “여러 라이브클럽을 중심으로 인디문화가 꽃을 피웠고 거리 공연도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구 대학로 음주문화공간 다락 조완준 대표역시 “이곳에 인디음악과 클럽 문화가 자리 잡기 전에는 부산대 앞이 문화의 중심지였다”며 “부산대 대학로 상권이 침체되면서 그런 공간들이 점점 사라지고 거리공연도 줄어들어 얼마간 부산에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아예 사라졌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7․80년대 남구 대학로 앞은 ‘먹고 마시는 것’이 주를 이뤘고 대학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남구 대학로 문화골목 최윤식 골목대장은 “그 당시에는 아직 진정한 대학문화가 시작되지 않았고 지금의 클럽들도 7~8년 전부터 외국인들이 몰리기 시작하며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조완준 대표 역시 “예전에 밴드생활을 했었는데 남구 대학로에는 대학로가 활성화 되지 않아 공연을 할 공간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다른 세월을 견뎌온 두 대학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학교 대학로에는 소극장 유치와 대학문화 활성화를 위한 시도가 여러 해에 걸쳐 몇 차례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상가번영회에서는 ‘연극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9월에는 부산대 주변 발전을 위한 사업구체화 목적으로 ‘부산대학촌 창조포럼 창립준비 워크숍’이 열려 상가번영회, 교수, 주민단체활동가, 구․시의회의원 등이 참석했고 대학로 조성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대안문화단체 재미난 복수도 2006년 ‘리폼 패션쇼’와 각종 거리공연 등을 통해 힘을 보태고 있고 금정구청도 2009년부터 패션쇼를 계속 주최해 오고 있다. 그러나 소극장 유치는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포럼과 행사 역시 대학로 구성 주체인 대학생들의 참여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박성철 회장은 “소극장 유치를 위해 서울의 대학로에 가서 운영노하우를 배우고 공연 팀 섭외에도 나섰지만 관에서 협조가 부족해 어렵다”고 토로했다.


  남구 대학로에는 지난해 부산문화회관이 들어서 주변 대학들과 함께 ‘젊음의 축제’를 여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또한 관 차원에서 이곳을 문화예술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소공연장․벤치․조명시설 구축도 진행 중이다. 남구청 김희정 담당자는 “문화회관 앞 젊음의 광장과 대학교 근처 거리, 문화골목 등에서 계속해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며 “또한 부경대 담장허물기 사업을 통해 학교와 외부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나친 유흥문화와 상업화된 대학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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