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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
  • 조소희 기자
  • 승인 2011.06.15 15:10
  • 호수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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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가하는 채식열풍에도 불구하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물질적 인프라나 대중들의 인식은 현저히 떨어지는 현실이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채식주의자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인의 주식인 한식의 경우 돌솥비빔밥에 고기가 들어가 있고 대부분의 찌개에 소고기 들어간 조미료가 들어가 있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양식 역시 주재료가 육류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파스타나 스파게티에도 동물성 소스가 사용된다.


  따라서 채식주의자가 보통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할 때에는 주방장들에게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부탁은 무시되기 일쑤다. 인도네시아에서 유학을 온 리 치엉(사회복지 3) 씨는 “종교적 이유로 채식을 하는 데 주방장들에게 육수나 육즙처럼 고기와 관련된 것을 빼달라고 부탁하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대충 먹어라’고 강요할 때가 있다”고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치엉 씨는 “파전을 먹을 때 식당 주인이 채식주의자가 먹어도 된다고 말했지만 오징어가 나와서 당황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유제품이나 달걀, 생선까지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인 페스코(pesco)로 살아온 이자영(법학 4) 씨는 “식당 아주머니들이 ‘한번쯤은 고기를 먹어도 된다’고 타이르기도 했다”고 말하며 “개인의 신념과 관련된 것이라 장황하게 설명하기가 어색해 차라리 집에서 도시락을 싸 다닌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들은 육류 안주가 대부분인 술자리를 가질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자영  씨는 “술자리에서 사람들과 자연스레 친해지기 마련인데 술자리를 가지 못하는 점이 항상 아쉽다”고 말했다. 또 “가끔씩 술자리를 가면 자연스레 음식을 가려먹는 나를 놀려대곤 한다”며 주위의 시선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국채식연합 이원복 대표는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방적·집단적·배타적인 사고에 길들여져 있어 타인의 취향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태도는 우리사회의 의식이 아직도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학교 학생식당의 경우 금정회관이나 문창회관의 ‘정식’을 주문하면 나물과 밑반찬, 국으로 식사가 가능하지만 고기반찬을 중심으로 식단이 짜여져 알맞은 영양분을 섭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반해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2010년 10월, 증가하는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 채식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채식식당을 만들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채식식당이 적자가 나서 학교 본부의 지원을 받지만 소수의 사람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소희 기자  femmefatal@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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