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함께 명실상부한 G2로 떠오른 중국. 현재 전 세계 168개국에서 4,500만 명에 달하는 화교들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는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그리고 부산 동구 초량동에도 오래전 형성된 차이나타운이 있다.

 

1884년 청나라 영사관이 들어서며 청나라 사람들이 살기 시작해 ‘청관거리’로 불렸고 이후 1993년 부산시와 상해시가 자매결연을 맺어 ‘상해거리’가 됐다. 2007년엔 ‘차이나타운 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동구청 경제진흥과 김현우 담당자는 “2000년부터 상해문을 비롯한 시설들을 새로 만들고 패루광장(중앙사거리) 야간경관 조명, 삼국지 스토리 벽화 등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부산화교중․고등학교와 중국을 상징하는 여러 조형물이 있고 해마다 축제도 열린다. 올해로 8회째인 ‘초량 차이나타운 특구 축제’는 다음달 29일부터 3일간 열릴 예정이며 중국문화공연과 중국음식 먹기 대회 등 여러 행사가 펼쳐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곳을 대표하는 것은 다양한 중국음식전문점이다. 왕이인(부산화교중․고등학교 1) 씨는 “축제 때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주로 만두나 자장면 같은 음식을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목마다 중식당이 무려 18개나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화교대반점’ 공헌부(초량동, 50) 사장은 “예전 청나라 사람들이 먹던 음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해 중국 본토 맛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맛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만두와 공갈빵(공기빵)이다. 문을 연지 60년이 된 ‘신발원’을 찾은 이상용(부민동, 45) 씨는 “24년 전부터 아버지와 만두를 먹으러 왔었는데 그 맛을 못 잊어 지금까지도 아들을 데리고 가끔 온다”며 “금방 찐 만두는 육즙이 나오고 그 맛이 풍부해 다른 곳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아들 이원형(부민동, 7) 군도 “지금까지 먹어본 만두중 제일 맛있어서 아빠에게 사달라고 졸랐다”고 거들었다.

 

공기빵은 딱딱한 것이 과자와 비슷한데 속이 비어있어 ‘공갈빵’이라고 부른다. 깨트리면 안에 달콤한 꿀이 발려있어 맛이 좋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홍성방’ 동통락(초량동, 50) 사장은 “원래 중국인들이 먹던 음식인데 예전엔 제과점 같은 게 없어 공갈빵을 많이 먹었다”며 “그때 먹어본 사람들이 그 맛을 못 잊고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꼬지나 오항장육도 유명하다.

 

이처럼 다양한 먹을거리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장춘방’의 왕중흥(초량동, 62) 사장은 “해마다 축제도 열리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현재는 음식에 너무 치중 돼 있어 볼거리나 문화 체험을 많이 늘려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현우 담당자는 “활성화를 위해 한중문화관광센터 개발, 한국철도공사와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 등을 진행 중”이라며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활성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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