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기타공장
  김의준(인천시 금단3동, 45) 씨는 콜트악기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노동자였다. 환기시설하나 갖춰져 있지 않은 공장에서 기타를 만들 때 일어나는 분진을 마시고 독한 화학약품 냄새를 참아가며 고된 일을 해왔다.
  하지만 2007년 1월 3일 회사는 노동자 전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해고 사유는 경영상황 악화. 그러나 콜트악기는 12년 동안 누적 흑자액이 880억에 이르는 기업이었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부지부장 윤훈상 씨는 “콜트악기 박영호 사장은 국내 공장 노동자들을 해고시키기 위해 위장폐업 했다. 해고당시 회사는 생산 공장을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이전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잃어버린 삶의 터전
  노동자들은 회사의 부당해고에 저항했다. 10년 이상 지켜온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의준 씨는 “정리 해고 소식을 듣고 2007년 2월 1일부터 반대 투쟁을 벌여왔지만 사장은 우리들의 목소리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결국 2007년 4월 12일 120여 명의 노동자들은 실업자가 되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콜트악기 노동자 해고는 부당하므로 해고된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힘입어 노동자들은 사측에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갔다. 노동자 2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철탑에 올라 고공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회사와 협상을 하기위해 노동자 23명이 서울 본사를 점거하기도 했지만 전원 연행되었고 돌아오는 것은 업무방해죄로 선고받은 벌금뿐이었다. 노동자들의 힘겨운 투쟁에도 회사는 억울하면 정식 재판을 청구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문화노동자들과의 연대                                                                                                                        콜트악기 노동자들의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자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콜트악기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지지자들은 서면 일대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재미난 복수 김건우 씨는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그것을 연주하는 노동자 사이에 기타를 매개로 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투쟁에 동참한 동기를 밝혔다.
  민중가수 우창수 씨는 “1인 시위를 하고 유인물을 돌리는 작은 일이라도 노동자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시위를 지켜본 한재명(당감동, 21) 씨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며 “힘들더라도 투쟁에서 꼭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끝나지 않은 싸움                                                                                                                                    콜트악기 노동자들이 회사에 맞서 투쟁한지 2년 6개월가량 지났다. 공장은 지금도 위장폐업 한 상태로 방치된 있다. 계속해서 투쟁을 하고 있는 21명의 노동자들 중 대다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월14일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부당 해고 노동자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회사가 항소해 8월 중순 2심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러한 사측의 태도에 의준 씨는 “다른 것은 필요 없다. 그냥 다시 일하고 싶을 뿐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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