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청년이 사라지고 있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0년간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를 떠난 청년만 11만 1,215명이다. 지난 4월 ‘부산 인구정책 브리핑’에 따르면, 부산을 떠나는 청년 70%는 일자리를 이유로 부산을 떠났다. 부산시도 더 이상은 청년이 부산을 떠나게 둘 수만은 없었다. 굵직한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에 나섰고, 박형준 부산시장을 필두로 지난 4월부터 이어온 오랜 구애 끝에 구글(Google)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창업의 도시를 꿈꾸는 부산

부산시와 구글의 합작품, 비 스타트업 스테이션(B Startup Station, 이하 ‘비 스테이션’)은 지난 10일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개소식을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비 스테이션은 구글이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을 양성하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한 형태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영국·스페인·일본·이스라엘 등 전 세계 7개국에 캠퍼스를 두고 미래의 구글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아시아 최초로 서울 캠퍼스가 문을 열었으며, 6년 동안 스타트업 125개사의 성장을 도왔다. 125개사가 투자 유치한 금액만 3,700만 달러(약 440억 원)에 달한다.

구글은 스타트업 캠퍼스를 통해 스타트업들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마케팅△홍보△인사관리 등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도 가르쳐 준다. 글로벌 기업 구글이 가진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투자자를 연결시켜주거나,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앞으로는 비 스테이션을 통해, 부산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가진 양질의 노하우를 생생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창업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개소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도 부산이 스타트업 도시로 나아갈 수 있게 1천억 원 가량의 펀드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비 스테이션이 부산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항구도시를 뛰어넘어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항구의 도시’가 항상 수식어처럼 따라다녔고 관련 산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비 스테이션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 먼 미래를 그렸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한 만큼, (부산시는)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 등과 관련한 그린테크 스타트업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구글 코리아 김경훈 사장은 “차세대 부산 그린테크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린테크 외의 스타트업에도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다. 부산시 창업벤처과 김영해 주무관은 “다른 산업의 스타트업에도 기회의 문은 열려있다”면서 “부산 나아가 부·울·경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비 스테이션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입주 일정이 시작한다. 부산 지역의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에게도 일정 부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시 창업벤처과 김영해 주무관은 “연초에 모집 공고가 공개된 뒤, 3월경에는 스타트업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비율은 나오지 않았지만, 부산 지역의 스타트업에 조금은 많은 기회를 부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종사자들

글로벌 기업이 가진 노하우를 지역에서 배울 수 있다는 소식에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예비창업자들의 기대도 한껏 높아졌다. 청년창업기업인 ‘미스터동’ 김동현 대표는 “부산에서는 특히 스타트업들 간 네트워킹이 부족해 항상 아쉬웠는데, 구글의 네트워크가 만들어 갈 새로운 부산의 창업 생태계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예비창업자 백선재(나노메카트로닉스공학, 17)는 “창업 경진대회를 참가해보면 처음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알지 못해 어려웠다”면서 “구글의 노하우가 담긴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창업자들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2015년에 문을 연 서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58곳의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며, 3,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들은 2,360여억 원의 투자 유치도 이끌어냈다. 부산에서 첫 발을 내딛는 비 스테이션이 남길 발자취가 기대되는 바다.

본 기사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미디어특강 수업과 연계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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