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서 6월까지 1,300만+α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가능하며, 7, 8월에는 교사 및 고3 수험생들까지 접종을 완료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2학기 전면 등교 계획에도 파란불이 켜지는 형국이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불안도 점차 가라앉아 백신 접종 예약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직 대학생들이나 대학 교직원들에 대한 접종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접종률이 높아지면 대학에도 코로나 극복에 대한 희망이 점차 자라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코로나 이후의 대학을 생각하는 일이 섣부른 경거망동이라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단지 예전의 활기찬 캠퍼스 생활로 돌아가는 반가운 상상만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멈추어 있어 녹이 슨 기계를 다시 돌리려면 갑작스레 전원만 공급하면 안 되듯, 1년 6개월간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온 대학이 다시 제 기능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사용성이 적었던 강의실이나 교육 기자재의 점검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진 대학 교육의 효과성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코로나가 가져온 교육 및 연구 현장의 실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교육으로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며, 학령 전 아동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채는 능력이 떨어져 사회성 발달이 심각하게 지체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학 교육은 어떨까? 일부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가 통학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동영상 강의의 경우 다시 돌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편리성과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코로나 이후라도 비대면 방식은 장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효과성이란 측면에서는 어떨까?비대면 방식의 교육이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초래했다는데, 이제 갓 성인이 된 대학생들은 과연 능동적으로 비대면 강의에 참여하여 충분한 지적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 자료는 없다. 하지만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답을 하자면, 정말 아니다. 기존의 대면 강의보다 강의에 드는 노력은 훨씬 많았지만, 그 효과는 훨씬 작았다. 지난 세 학기 동안 시험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수준은 정말 기대 이하였다. 개인의 경험을 일반화할 수 없지만, 심각한 수준의 교육 손실이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강의와 교육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회, 동아리, 각종 소모임 등 학생들의 자율 활동은 거의 중지되었고, 신입생 환영회, 대동제, 졸업식 등 각종 학내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학생들 간의 사회적 교류는 완전히 차단되었다. 고등학교를 벗어나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 캠퍼스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대학생들이 해야 하는 경험이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의 대학생들은 이러한 경험을 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대학 교육의 손실을 만회하고 대학 커뮤니티의 재건을 시작하려면, 이제부터라도 코로나 이후의 대학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번 방학이 그 적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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