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실시한 <2020년 전국 대학도서관 평가>에서 우리 대학 도서관은 A그룹(재학생 수 1만 명 이상) 63개 대학 중 상위 20% 이내로 평가받아 최우수 그룹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평가 지표별 결과를 들여다보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평가 지표 중 도서관 발전기반(Ⅰ, Ⅱ)과 도서관 운영성과 분야에서는 비교적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도서관 운영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 재학생 1인당 도서관 연면적이나 재학생 1인당 최근 3년간 도서관 시설 및 환경개선 투자비용은 전체 평가 대상 대학의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특히 도서관 연면적은 규모와 재학생 수가 유사한 타 거점 국립대와 비교해도 좁은 편이다. 

과거 우리는 도서관이라 하면 서가에 책이 빼곡히 있고,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열람실을 드나드는 모습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 도서관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책을 보기 위해서, 단순히 정보를 이용하고 소비하기 위해서 보다는 다양한 공간을 즐기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며, 도서관이 조용하고 통제된 공간이 아닌 자유롭게 토론하고, 소통하고, 협업하는, 열린 공간이자 다양한 경험과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 대학도서관 역시 ‘열람실’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의 토론과 협업 활동, 메이커스페이스, 취·창업 활동 준비 공간 등 창의협력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많은 대학이 도서관 시설 및 환경 개선을 위한 비용을 투자하여 신축 도서관을 건설하거나 도서관 리모델링을 통해 이러한 공간을 확충한 것을 보면 도서관 공간 변화를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대학도서관은 대학의 필수 시설이며, 흔히들 도서관을 대학의 심장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번 평가의 결과를 보면 그동안 우리 대학이 대학의 필수 시설이자 가장 기본이 되는 대학도서관 투자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드러난다. 대학도서관 평가의 목적은 대학도서관이 역량 강화를 위해 도서관 스스로 진단하여 문제점을 보완하고 발전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대학도서관 평가 결과를 통해 대학도서관이 자체적으로 진단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도서관은 도서관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대학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행·재정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도서관이 말로만 대학의 심장이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합당한 대우와 지원을 통해 도서관의 변화를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대학도서관은 그 대학의 위상을 나타낸다. 대학이 도서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통해 대학도서관의 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대학도서관의 위상을 찾고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도서관은 학생들이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도서관은 자료를 찾고, 정보를 습득하는 공간이며, 교류와 휴식의 공간이자 나아가 새로운 창조와 체험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공간 확보가 절실하다. 학생들이 직접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창의와 협업의 공간이자 부족한 것을 메우는 상상의 공간, 그리고 다양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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