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20·30세대와 40대의 투표 성향이 달랐다는 점이다. 그런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세대는 과거 지렛대, 즉 캐스팅 보터 역할을 했던 40대가 아니라 유동성 있는 스윙 보터로서 캐스팅보터가 된 20·30세대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의 표심은 충격적이고 그 영향도 컸다. 

이러한 20·30세대의 표심에 대해 가장 당혹한 것은 40대다. 대부분의 선거에서 40대는 20·30세대를 지렛대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20·30세대가 당연히 40대와 비슷한 표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달랐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방송 3사 오세훈·박영선 후보의 득표율 예측조사에서 △18∼20대는 55.3% vs 34.1% △30대 56.5% vs 38.7% △40대 48.3% vs 49.3%였다. 부산시장의 박형준·김영춘 후보의 득표율 예측조사는 △18∼20대 51.4% vs 40.7% △30대 50.7% vs 44.4% △40대 44.7% vs 51.1%였다. 서울과 부산에서 40대가 지지한 후보들이 모두 패배했지만 20·30세대가 지지한 후보들이 승리했다. 즉 40대가 캐스팅 보터 역할을 못 한 것이다. 이러한 표심에 대해 40대는 20·30세대에게 변했다는 핀잔까지 주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최근까지 20·30세대는 40대와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보였다. 물론 다를 때도 있었다. 19대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는 문재인을 지지한 40대와 달리 20대는 이재명을 지지했다. 하지만 19대 대선과 그 이후 지방선거 총선 등에서는 20·30세대는 40대는 비슷한 투표 성향을 보였다. 그러니 40대는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가 같은 표심이길 기대했는데 당황스럽게도 달랐다. 그럼 과연 20·30세대가 변심했는가? 아니다. 20·30세대는 단지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심으로 표출했을 뿐이다. 이는 20·30세대의 유동성 즉 스윙 보터의 특징일 뿐이다. 그런데도 40대가 20·30세대의 현재의 절박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변심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이들을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종속적인 객체로 보는 시각이다. 주체로 봤다면, 20·30세대는 40대를 따라야 한다는 투의 꼰대 같은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왜 20·30세대와 40대의 디커플링이 나타났는가?IMF 이후 스펙 세대인 20·30세대는 저성장의 구조화라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 사회진출을 위한 취업, 결혼 준비를 위한 주택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번 정부는 20·30세대에 충분한 일자리와 값싸고 좋은 주택공급에 실패했다. 반면 40대는 이미 노동시장에 진입해 있으면서 노동을 조직화한 힘을 통해 노동 기득권을 강화했다. 그리고 그 동력은 이념적 평등이었다. 그 결과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의 편익을 누렸고, 늘어난 수입으로 주식과 주택 마련도 가능했다. 이렇게 노동시장에서 기득권화된 40대는 표의 유동성이 없는 진보의 고정층 화가 되었다. 그래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못 한 것이다. 문제는 조직화한 노동 기득권이 강화될수록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비조직화상태의 20·30세대들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그나마 미래를 준비하던 아르바이트 자리도 줄어드는 것을 보았고 현정부에서 공정논쟁이 정유라에서 조민으로 이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현정부 들어 공공부문 신규채용이 늘었다지만, 공공부문을 무한정 늘릴 수 없고 오히려 비대해지면 미래세대의 부담이기도 하다. 

20·30세대와 40대는 박근혜 탄핵 때는 생각이 달라도 탄핵이라는 말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평등 △공정 △정의에 수렴되었다. 그런데 현 정부의 정책을 겪으면서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자각하면서 애초에 달랐던 생각이 평등과 공정이라는 말로 달라지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세대 동맹이 분리되는 Decoupling 상황을 맞았다.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가 보수 후보를 지지했다고 해서 보수 고정층 화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20·30세대는 현 정부의 일자리와 주택정책 실패 그리고 공정에 반하는 정치에 분노했으며 그것을 보수 후보를 통해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했을 뿐이고 앞으로도 그 반대의 표심도 언제든 보일 것이다. 즉 스윙 보터로 캐스팅 보터 역할이다. 이러한 20·30세대 표심의 파장은 매우 컸다. 더는 20·30세대가 진보·보수로부터 이용당하거나 무시당하지는 않겠다는 정치적 의사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앞으로도 20·30세대가 깨어있고 정책적 편익으로 스윙 보터가 될수록 더욱 강력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형식 한결리서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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