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 전세계인들은 코로나 19와 싸우며 보냈다. 전파력으로 인한 놀라움과 두려움, 치료제와 백신을 향한 기대의 감정들이 교차하며 그 어느 것도 우리를 안심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를 한 단어로 축약하면 불안일지도 모르겠다. 불안은 캠퍼스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대학의 구성원들은 확진자 동선에 언급된 금정회관, 새벽벌 도서관, 순환버스 등의 단어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불안해했다. 또 하나의 불안은 바로 비대면 수업의 참여자들의 불안이다. 강의실에서 눈을 마주치며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던 수업이 이제는 원격수업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초반에 학생들은 학습권 침해라는 이유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는 정도에 개인차는 있겠으나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유발된 근원적인 불안은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서비스를 받는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을 것이다. 

2-4학년 재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정체가 대면수업에서 가능했던 것들이 비대면수업에서 가능하지 않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였다면 신입생들은 무엇이 가능한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일지 모른다. 교수님의 강의를 제대로 이해를 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수도 있다. 영상일 경우에는 반복해서 들어볼 수 있지만 실시간 수업은 그것도 여의치 않다. 강의가 끝나고 간단하게 교수님에게 질문하던 것도 비대면수업에서는 하지 않게 된다. 시험이나 퀴즈, 과제에 대한 평가는 더 불안하다. 불안하다가 익숙해져서 문득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감정은 축적되고 불안한 감정이 지속되면 비논리적인 생각을 만들어낸다. 불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의사가 자신의 힘든 상황을 이해해주면, 단단히 굳어진 환자의 비논리적인 생각과 감정은 조금씩 헐거워진다고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상황에 맞게 생각과 감정이 자리를 잡아간다. 뒤엉켰던 감정과 생각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다시 분화되어 가는 것이다. 이는 정신의학과 전문의와 환자의 상황을 두고 서술한 것이다. 확장하면, 수업이라는 서비스를 받는 학생과 수업을 제공하는 교수의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듯하다. 교수가 학생의 입장에 서서 무엇이 궁금할지, 무엇이 불안할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강의에서 음성으로든 PLATO의 게시글을 통해서든 한 발짝 더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힘든 상황을 이해해주는 의사가 될 수 있다. PLATO의 쪽지와 메일에 늦지 않게 응답해주어야 한다. 학생들의 불안감이 더 이상 증폭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수업을 제공하고 평가하는 것은 비대면수업의 불안을 매개로 학생들이 느끼는 교육의 효과성의 질적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교육이 대학 강의실이 아닌 온라인의 매체에서 제공된다면 교육서비스의 제공자가 해야 하는 역할은 양질의 소통으로 불안을 관리하여 정상적인 교육의 결과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비대면수업의 시간은 불안의 시간이 아닌, 서로 ‘존중하며 버티기’로, 나아가서는 대면수업에서 보지 못했던 관계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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