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O, 09799907608, 사랑해 엄마”. 미얀마의 거리에서 사람들이 팔뚝에 저마다 문구를 새기고 있습니다. 그들의 팔에는 혈액형과 긴급 연락처,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적혀 있습니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달 22일부터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독재를 반대하며 총파업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 2월 22일에 시작돼 ‘22222시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미얀마에서 1988년 8월 8일에 벌어진 민주화 투쟁 ‘8888항쟁’을 본뜬 것입니다. 군부는 이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으며, 아동·임산부·노인을 가리지 않고 폭력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지 통신을 끊어버려 시위대는 와이파이를 이용한 모바일 메신저로 겨우 소식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1962년 네 윈 장군의 쿠데타 이후 미얀마는 약 53년간 군부 독재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2015년 총선에서 NLD(민주주의 민족동맹)가 압승을 거두면서 문민정부 1기가 출범했고, 마침내 군부 독재가 끝났습니다. 작년 11월 총선에서도 NLD가 의석 476석 중 396석을 차지하면서 문민정부 2기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군부가 정부와 집권당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켰고, 지난달 26일 미얀마 국가 고문 ‘아웅산 수치’와 주요 인사들을 감금했습니다. 이에 민간 정당과 시민들이 아웅산 수치의 정권 회복을 외치며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군부의 쿠데타에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제연합(UN)은 미얀마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으며, 우리나라 또한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의결했습니다. 미얀마 시위대는 전세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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