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기후가 변하면서 바다의 수온이 올라간다. 이에 과열된 산호초가 공생조류를 떨쳐내며 영양분을 잃고 표백된다. 호주에 있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2016~2017년 사이에 1,000km 이상이 표백되었으며 많은 산호초가 죽었다. 세계적으로 이미 절반 이상의 연안 산호초들이 죽었고 2100년에는 지구상 모든 산호초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작년 4월부터 나는 채식 지향인이 됐다. 스스로는 페스코라 소개한다. 내가 식습관을 바꾼 계기는 앞서 적은 내용을 다큐멘터리에서 보고 받은 충격 때문이다.

지난 50년 동안 세계인구는 2배 이상 늘고, 고기 생산량은 4배 이상 늘었다. 연구에 따르면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약 1억 톤으로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 또한 가축의 분뇨는 거름으로 쓸 수 있는 양을 훨씬 넘어 하천을 오염시킨다.

공장식 축산업은 숲을 파괴한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가축의 사료로 쓸 콩을 생산하기 위해 중앙아메리카에서만 120만 헥타르의 숲이 잘려 나갔다. 육식을 즐긴다면 지구를 파괴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채식을 처음 시작할 때, 하루아침에 몸에 든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주 2회 육식을 허용하고 고기가 주재료인 음식은 먹지 않기로 했다. 나는 겨울의 소곱창전골에 소주도, 시원한 육회도 좋아했다. 현재는 먹지 않는 음식들이다. 이제 나는 버섯과 두부, 제철 채소를 활용한 요리를 자주 해 먹고 템페와 식물성 고기 등 새로운 식자재를 시도해본다. 올해 겨울은 소곱창전골 대신 버섯전골을 자주 해 먹었다. 따뜻한 국물에 몇 병의 소주를 비웠는지 모르겠다. 비건 식당을 찾아다니고 비건 버거를 시도해본다. 여전히 맛있는 걸 잘 먹고 다닌다. 고기를 피하다 보니 이제는 고기를 즐기는 체질도 아니게 됐다. 근래는 채식의 이유가 윤리적 이유로 확장되고 있다. 약 1년간 내게 생긴 변화들이다.

내 주변 사람들도 채식 지향인이 많다. 1주에 한 번 완전 채식을 실천하거나, 일부러 비건 제품을 찾아 구매하고 친구들과 나눠 먹을 디저트로 비건 베이킹을 시도한다. 이런 다수의 채식 지향인들이 완벽한 한 명의 비건보다 육식의 소비를 줄인다. 또한 이 집단이 수요를 유도하며, 수요가 늘면 우리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들이 채식 버거를 내놓는 추세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매년 여름과 겨울의 최고기온은 전년도 최고기온을 갱신한다. 2020년 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대규모 홍수가 있었다. 산호초는 100년 이내에 모두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 지구를 버릴 수 없고,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가 버틸 수 없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느슨한 채식을 해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지금이 변화를 시작할 때다.

김명진 (예술문화영상학 18)
김명진 (예술문화영상학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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