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자립, 열여덟 어른이 마주한 현실

  보호종료아동의 건강한 자립을 위해 무엇보다 사회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아동복지협회 산하의 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는 부산지역 보호종료아동의 경제적인 자립부터 심리적인 자립까지 세세하게 보듬어주고 있다. <부대신문>이 심주영 센터장을 만나 보호종료아동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들어봤다. 

 

〈부산광역시 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심주영 센터장〉
〈부산광역시 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심주영 센터장〉

 

 

보호종료아동이 자립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립을 준비하는 데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생활능력향상교육과 진로·취업역량강화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보호종료아동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주거문제를 해소하고자 생활관도 운영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을 진행하는가.
요리와 빨래, 청소 등 기본적인 가사활동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을 가르친다. 뿐만 아니라 정서치료나 심리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요즘은 학대와 방임으로 인해 양육시설에 입소한 아동이 증가하고 있어 이 부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퇴소 이후에 본인의 진로를 찾기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을 돕거나,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호종료아동은 직업의 선택지가 좁고, 떠밀려서 원치 않는 길을 갈 때가 많다. 자립 전에 자신의 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기회를 준다면 그들의 방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교육뿐만 아니라 미리 자립을 체험하는 기간을 제공한다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자립을 체험하는가.
기초공략반과 집중공략반으로 나눠 자립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기초공략반의 경우 만 15세 이상의 아동부터 연장보호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3박 4일동안 자립을 체험한다. 집중공략반은 퇴소예정아동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자립을 경험한다. 부동산에 방문해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은행에서 업무를 처리하기도 한다. 손님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해보거나 퇴소 후 지원금정책에 대해 알아보는 등 다양한 부분을 경험한다.

△ 보호종료아동들이 어떤 부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나.
많은 보호종료아동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 지원제도의 허점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보호종료 시 자립정착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주변 사람들이나 친부모에게 연락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대비해 미리 교육을 진행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일이 닥치면 거절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또한 처음으로 높은 액수의 돈을 가지게 돼 이를 흥청망청 써버리는 경우도 있다. 경제관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소 전에 경제 교육을 실시해 계획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지원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는 것도 방법이다. 

△ 추가로 마련돼야 하는 보호종료아동 지원정책에 대해 묻고 싶다.
사회에 진출한 보호종료아동은 기댈 곳도, 실패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곳도 없다. 양육시설 혹은 자립지원센터가 그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법적인 한계로 아이들을 지원해줄 때 어려움이 많다. 자립지원전담기관이 〈아동복지법〉 내의 시설로 포함되지 않고 각 지방자치단체별 조례에 의해 운영돼 교육을 진행하거나 예산을 지원받기 힘들다. 국가 단위에서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기관들을 통합 관리한다면, 지원센터가 아이들에게 훨씬 든든한 존재가 될 것이다. 

△ 앞으로 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보호종료아동들이 사회에서 아픔을 겪고, 실패를 겪은 뒤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는 엄마의 품이 되고 싶다. 아이들이 가장 어렵고 힘들 때 센터를 먼저 떠올리고 찾아오는 데 거리낌이 없길 바란다. 아이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센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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