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 살고 싶어

 혼자 사는 사람은 더이상 특이한 사람이 아니다. 1인 가구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인 가구로 사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집을 구하는 것부터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 노후를 준비하는 것까지. 어떻게 하면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생생한 경험을 듣고자 <부대신문>이 독립 5년 차 김나래(강서구, 39) 씨와 독립 12년 차 안진생(경남 양산시, 32)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1인 가구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김나래(이하 김) : 독립된 공간이 생겨 눈치 볼 사람도 없고, 통금도 없어서 자유롭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 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
안진생(이하 안) : 아무래도 다인 가구에 비해서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 주거를 마련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나.
김 : 많은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로 월세에서 산다. 하지만 월세 보증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처음 월세로 집을 구할 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해야 했다. 대출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목돈도 갖추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안 : 대출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주택 면적의 제한이 있는 데다가 아예 신청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디딤돌 대출’도 단독 세대주의 경우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부분의 주거정책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데, 1인 가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 주택 청약 제도에서 소외된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 청약에 가입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청년 세대가 주택 청약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본인이 무주택이더라도 부모님이 유주택인 경우 세대 분리를 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다. 물론 청약은 안정적인 주거가 시급한 사람을 우선으로 하니 어쩔 수 없지만, 각자의 사정을 세세하게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또한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세대도 다양해지는 만큼 청약 제도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주택 청약의 청년 나이 기준은 만 19세~만 34세인데, 늘 나이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준을 확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
안 : 청약 신청은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실질적으로 청약 혜택을 보려면 제약이 따른다. 신혼부부여야 하거나, 부양가족이 있어야 가점이 인정된다. 무주택기간에 따라 년 단위로 가점이 다르게 산정되는데, 년마다 2점씩 차이가 난다. 몇 년 안에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지만, 아마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청약 제도가 쓸모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 있나.
김 : 1인 가구라고 해서 2인 가구 생활비의 절반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고정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2인 가구와 비교하면 1인 가구의 소득은 분명 줄어드는데, 생활비는 2인 가구일 때와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식재료의 경우 2~3인분 정량보다 소분된 1인분 값이 더 비싸다. 1인 가구로 살려면 나 자신을 책임지기 위해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안 : 경제적 어려움을 심각하게 느껴본 적은 없다. 하지만 1인 가구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맞다. 정책을 잘 마련해서 정말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사실 모든 1인 가구를 위한 정책보다는, 가구 단위를 넘어 실질적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1인 가구로 살면서 외로움을 느끼진 않는가.
김 : 지인들로 이루어진 모임에 참여한다. 10년 넘게 만나는 중인데 구성원 대부분이 1인 가구이다. 가벼운 정보 공유부터 가구 조립까지 서로 많은 도움을 주면서 지낸다. 만약 이 모임이 없었다면, 혼자서 살아가기 더 힘들었을 것이다. 1인 가구를 연결해주고 교류를 활성화하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 혼자 살다 보면 외로운 것은 물론이고, 얻을 수 있는 생활 정보가 한정적이다.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이 생긴다면 생활이 편리해질 것 같다. 
안 : 예전에는 동호회나 지인과의 소모임을 가졌지만 현재는 코로나 19로 인해 어렵다. 이러한 모임이 많은 도움이 됐는데, 코로나19 확산이 끝나면 더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하고 싶다. 또한 배우자와 사별한 중장년층·노년층 등 비자발적 1인 가구에게는 사회적인 네트워크 경험이 더 중요하다. 정부가 관련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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