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2대 총학생회 ‘투게더스(To Gather Us)’의 임기가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여태의 총학생회와는 전혀 다른 한 해를 보냈던 그들. 임기 막바지를 바라보는 도연호(영어교육 15) 회장과 이예승(정치외교학 15) 부회장을 만났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이들은 이름처럼 일했다는 걸 강조하듯이 인터뷰 내내 ‘함께’를 자주 말했다.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도연호 회장(이하 총) : 역대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은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총학의 역할론이나 필요성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본다. 코로나 19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전달하는 역할을 더 수행했던 듯하다. 이전엔 참석하지 않았던 교무회의에서 ‘학생들은 이런 걸 원한다’는 요구 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예승 부회장(이하 부총) : 총학이 학생의 권리를 향상하고 권익을 보장하는 기구임을 보여줬던 한 해였다. 여러 복지 사안도 다뤘지만 학생이 가장 누려야 할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코로나19로 공약과 연례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어땠나.
총 : 비대면으로 이행 가능한 것들은 최대한 이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넉터회장단, 봉사활동과 같은 대면 사업들은 대부분 진행하지 못했다. 그래서 변화하고 적응하는 데 더 힘을 썼던 것 같다. 학생회 회의를 비대면으로 전환하거나, 비대면 대체 행사를 마련하는 것 등으로 말이다.

부총 : 그래도 마지막까지 공약을 이행하고 학생들이 행사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번 달에도 무대에 서지 못했던 중앙동아리와 소모임 동아리를 위한 비대면 콘서트와 북 페스티벌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가 심해져 취소했다. 계획한 행사들을 성사시키지 못해 아쉽다.

△작년 출마 인터뷰에서 출마 계기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학내의 고쳐야 할 문제를 해결’을 말했다. 이뤄냈다고 보는가.
총 : 명확하게 이뤄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2학기 학사 운영의 경우 학과별 설문조사도 진행하고 성명문도 냈지만 학생이 원하는 바를 온전히 취할 수는 없었다. 올해 신설된 교육혁신과와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상황에서든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는 게 교육의 혁신이라고 이야기했다.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돌이켜보면 학기초만 해도 비대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보다 나아지지 않았나. 학생들을 위한 교육 측면에서 사소하게 이뤄낸 게 있는 것 같다.

부총 : 당시 생각했던 문제 중 하나가 소통이다. 언제나 총학에게 대학본부(이하 본부)는 싸워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소통하고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본부와 총학 간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의 총학은 이런 소통 관계를 발판으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출마 당시 ‘권익’에 중점을 두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학습권 침해 사례가 다수 발생해 권익 활동이 더 중요하게 떠올랐는데, 잘 대처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학생들이 원하는 비대면 수업과 시험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총 : 본인의 의견이 관철되지 못한 학생에겐 아쉬움이 남겠지만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쳤을 때 학습 유형 중 과제물 대체가 많았다. 많은 학생이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냈고, 과제물 대체 수업을 줄여달라고 교육혁신과에 요구했다. 그래서 2학기에는 과제물 대체 수업이 적어지고,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비대면 수업과 일부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던 것 같다.

부총 : 비판은 항상 달갑게 받아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관심 있게 바라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처음의 주장도 일련의 경위를 거치다 보면 또 다른 결과를 낳게 될 때도 있었다. 이같은  과정들을 학생들에게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점들도 이해해주신다면 총학과 학생이 함께 발전하는 학생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활동하면서 임기를 시작할 때 예상했던 활동 방향이나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듣고 싶다.
총 : 초기에는 미숙했기에 비난이 아닌 비판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가 틀렸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계속 학생들을 마주하며 달라졌다. 리더로서 갖춰야 하는 관용의 자세를 고민했다. 그러면서 대의기구로서 2만 명의 2만 가지의 의견을 더 잘 전달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는 총학을 만들고자 했던 것 같다.

부총 : 사실 공약 사항을 잘 수행하기만 하면 성공적인 총학으로 기억될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때 중요했던 것이 코로나19라는 핑계를 댈 것인가, 극복해나갈 것인가였다. 올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많이 썼다. 코로나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엇을 해나갈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완벽히 계획한 일을 수행하지 못하더라도 변화와 적응으로 멈추지 않고 일하자는 자세로 임했다.

△선배 총학으로서 제53대 총학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총 : 단순히 의견 전달로도 대의기구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전략적으로 어떻게 이를 전달할 지가 총학에게 중요하다고 본다. 리더에 따라 과격하거나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을 텐데, 당선인들이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방향을 잘 잡아나가길 바란다. 

부총 : 언제나 학생을 위한 기구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회장이란 직위, 총학이란 기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학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늘 고민해야 한다. 모든 일의 시발점부터 종착점까지 학생이 주인인, 학생과 함께하는 총학이 되면 좋겠다.

△남은 임기 동안 무엇에 초점을 두고 활동할 예정인가.
총 : 일단 기말고사에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시험을 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진행하고 있는 일들을 잘 마무리할 것이다. 대학생활원, 주차권 등의 사안에서 진행 중인 일들을 완료하고 학생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또한 53대 총학 준비위원회에게 전달할 인수인계 자료집을 작성하고 있다. 53대 총학이 더 힘찬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어떤 철학과 관점에서 일했는지 등을 전달하고자 한다.

△지난 1학기를 마무리하며‛적응과 변화의 총학생회’로  자평했다. 올해 총학 활동을 마무리하는 지금,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새롭게 듣고 싶다.
총 : ‘함께 변화하는 총학생회’라고 응축하고 싶다. 1학기에는 변화에 적응하는 게 중요했다면 2학기에 들어서서 함께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주목했던 것 같다. 선거운동 때 함께 ‘변화시켜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는‘함께 변화하는’이 맞는 것 같다. 그저 본부에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총투표와 설문조사로 다양한 의견을 전하고 관철했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 변화해나갔던 총학인 듯하다.

부총 : 마지막까지 도전하는 학생회라고 정리하고 싶다. 본부, 학생들의 비판, 코로나19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다. 도전하고 실패할지라도 코로나19에 대응하고 학생들과 본부와 소통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이런 측면에서 어려움 속에도 한 번 더 도약, 도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한 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총 : 먼저 모두가 처음 겪는 일에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함께 힘들었지만 변화하고 적응하려 했다. 작년에 당선 소감으로 찬성표 외에도 반대, 기권하셨던 분들에게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년 동안 그 책임감으로 일할 기회를 준, 투게더스를 있게 해준 모든 학생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부총 :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2만 효원인 한 명 한 명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여러 방면에서 보게 된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스스로 비판보다 위로, 칭찬의 말을 전하고 용기 낼 수 있는 효원인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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