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아침에 나가 저녁에 들어오면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집마냥 

냉기가 서려 있다


서둘러 난방을 해도 

씻고 잠들기 전까지
 
따뜻해지질 않는다


코트도 벗지 않고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급하게 씻는다


유자차를 한잔 타서

붉어진 손끝으로 감싸 쥔다


온기를 내어주어 미지근해진 유자차는 

물기가 없는 싱크대에 올려둔 채, 


채 끝이 다 마르지 않은 머리를 

이불 속에 집어넣는다


태아처럼 몸을 말아 

조금은 따뜻해진 손으로 

발을 감싸고 잠이 든다


꿈도 꾸지 않고 까무룩 잠이 든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