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정관 김복진 선생의 생일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조각가이자 예술 운동의 선구자, 예술가동맹을 창립한 사상가, 신극을 처음 도입한 토월회의 창립자. 모두 김복진 선생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의 행적에는 ‘최초’,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합니다. 우리나라 예술계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김복진 선생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그가 처음 조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연히 방문한 일본의 조각 전시회였습니다. 법학 공부를 목적으로 유학을 간 김복진 선생은 일본에서 소설가인 동생과 조각 전시회를 방문합니다. <노자>라는 석고 작품을 보고 큰 감명을 받은 그는 동경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해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조각가로 <법주사 석가여래입상>, <다산 선생 상>과 <백화>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김복진 선생의 최후작인 <소년>에는 사실적 표현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경향이 잘 드러납니다. 굳은 의지로 서있는 한 소년의 모습에서 민족의 해방을 꿈꿨던 김복진 선생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김복진 선생은 식민지 시대의 ‘행동하는 예술가’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그는 조각 공부를 이어가며 조선 최초의 근대적 극회, 토월회를 창립합니다. 토월회는 과장된 시나리오와 신파극이 주를 이루던 당시 조선에서 최초로 근대적 창작극을 시작한 극회입니다. 조각 활동, 토월회 활동 등 여러 예술 분야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사회주의 사상에 입문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김복진 선생은 ‘카프’라고도 불리는 사회주의 문학단체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을 결성합니다. 카프는 당시 행동주의예술을 선구적으로 실천한 단체입니다. 김복진 선생은 ‘예술을 무기로 하여 조선민족의 계급적 해방을 달성한다’는 카프의 강령에 기초해 예술운동 및 독립을 목적으로 한 정치운동과 사회운동을 전개해나갑니다. 1928년 그는 항일적인 카프에서의 활동으로 인해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일제암흑기 속에서도 피어낸 예술에 대한 애정과 독립에 대한 의지는 그의 작품들에 담겨 현재까지 전해져 옵니다. 한국 최초의 조각가로서 조각 예술 활동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운동에도 참여한 그의 행적은 우리나라 예술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11월 3일, 김복진 선생의 생일을 맞아 그를 한번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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