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노동 환경, 청년에게도 봄은 올까

코로나19로 청년들의 노동 환경이 더욱 열악해졌다. 이에 <부대신문>이 청년이 겪는 노동 현실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살펴봤다. 
또한 청년과 노동을 주제로 모인 ‘청년노동좌담회’에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4일, 2020 부산청년주간을 맞이해 열린 ‘청년노동좌담회 : 당신의 노동은 안녕하신가요?’의 현장을 찾았다.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허전함이 느껴졌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청중 없이 좌담회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방안으로 진행돼, 스튜디오에는 출연자와 제작진뿐이었다. 청중 대신 유튜브 댓글을 통해 시청자들과 마주한 패널들은 어색하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생방송 시간이 다가오자 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쳤고 굳어있던 분위기도 풀어졌다.


초콜릿벤치 배가영 씨의 오프닝 공연으로 좌담회가 시작됐다. 발제를 맡은 부산노동권익센터 대외협력팀 김성원 교육실장과 부산청년유니온 김성훈 위원장은 청년 노동의 실태와 해결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김성원 교육실장은 ‘청년과 노동자 사이, 노동 권리를 통해 약한 고리 다시보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일을 나가지 못할 정도로 다친 상황에도 출근을 강요받았다는 친구의 사연을 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 친구는 정당한 노동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것에 분노했다고 한다. 그는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청년들의 노동 권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 노동 기본권과 권익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하여 이러한 현실의 원인을 부족한 노동 교육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으로 김성훈 위원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그는 ‘코로나시대 안전과 안정을 잃은 청년노동자의 삶’을 주제로 청년들이 겪는 노동의 아픔에 관해 이야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면서 많은 자영업자와 노동자가 생업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김성훈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과 초단시간 노동자를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청년들이 주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거나 초단시간 노동자기 때문이다. 먼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해고에 제약이 없고 노동청의 근로감독이 어렵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어 2년 이상 일해도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고 근로기준법상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의 고충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또한 부산청년유니온에서 자신이 직접 만나본 청년 노동자들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23개월 동안 일하기로 구두로 약속하고 취직한 곳에서 계약 만료를 이유로 6개월 만에 해고당한 청년의 사연, 등록금을 벌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힘들게 일하다 건강이 나빠진 청년의 사연에 채팅방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열악한 청년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방안도 제시됐다. 김성원 교육실장은 노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청소년 시기부터 충분히 노동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청년 노동자들이 노동에 대한 무지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성훈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일하는 노동자와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해 근로기준법상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안정적이고 안전한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용불안정을 해결하고, 노동자가 산재로 피해 입으면 원청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우리의 내일마저 잃을 수는 없습니다”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두 사람의 발제에 이어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술가의 활동도 필요하다는 신진문화예술행동 흥 이준호 대표의 발제를 끝으로 모든 발제가 마무리됐다.


발제가 끝난 후에는 시청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이번 2020 부산청년주간의 캐치프레이즈인 ‘지금이야말로’를 포함한 문구로 좌담회의 소감을 전달했다. ‘지금이야말로 어려운 청년들의 안부를 물을 때’, ‘지금이야말로 노동의 현재를 알아야 할 때’ 등의 다양한 문구가 채팅방을 채웠다. 이를 마지막으로 부산 청년의 노동 현실을 되짚어 본 좌담회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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