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그럴수록 대학사회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20학번 학생들을 ‘코로나 학번’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의 1년 선배인 19학번들은 입학할 때 맺은 네트워크가 있다지만, 20학번 신입생들은 선배들과, 혹은 동기들과 네트워크를 맺을 길이 끊기고 말았다. 강의실은 비대면 강의로 대체한다지만, 강의실 밖의 캠퍼스에서 귀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려서 영영 회복할 길이 없다. 이러한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 건강 역시 점점 더 우려스러운 상태이다. 비대면 강의는 강의의 질을 차치하고라도,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기회를 앗아감에 따라서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지식은 전달될지 몰라도 소속감까지 공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대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점점 더 우려스럽다는 조사 결과가 연일 발표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이지만, 어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우울증을 호소한 학생들이 예년에 비해서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서 전반적인 신체 활동 감소, 게임 이용 시간 증가, 수면 시간 감소, 감염에 대한 공포 및 불안감 증대, 사회적 교류 감소로 인한 위축,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가족 갈등 심화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20대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더 높았는데, 코로나 사태가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더 증대시키고 있다. 그리고 경제적 환경이 좋은 학생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 등을 통해서 이를 완화시킬 수 있다면, 경제적 환경이 열악한 경우, 이러한 불안감을 완화시킬 방법이 더 적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코로나 사태는 경제 환경이 열악한 젊은 층에 특히 길고 긴 그림자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 

대학 당국은 이러한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학생들의 우울증과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만 할 것이다. 현재 비대면 강의로 인한 사회적 이슈는 온통 ‘등록금 반환 문제’ 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 시기 중요한 문제가 이러한 금전적인 문제밖에 없는지는 반드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것이다. 대학 당국의 의무는 등록금을 반환해야 하는가 아닌가라기보다는 학교를 믿고 입학한 학생들에게 어떻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당국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서 학생들의 불안감의 등 심리적 건강을 세심히 체크하고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을 선별하여 직접 먼저 연락하고 상담을 권유하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구내 학생 상담센터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조직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상담센터에 도움을 구하기까지 정말 많은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다. ‘내 고민이 정말 상담을 받을 만큼 심각한 걸까?’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학교가 다가가야 할 것이다. 단순히 20학번, 코로나 학번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학번들이 얼마나 학교와 친숙하고 소속감을 갖느냐는 그 다음 후배학번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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