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청년들’김지현 이사 인터뷰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예전보다 더욱 크다. 자신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목소리를 내기보다 당장 눈앞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바쁘다. 이런 상황에서도 청년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지현 씨를 만나봤다. 

 

 

△ ‘나와프로젝트’대표를 맡고 계시는데,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요?
나와프로젝트는 ‘쓸모있는 일 연구소’라는 단체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인데요.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이 나답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에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스펙쌓기에만 집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참가자들이 만나서 대화를 하거나 전자음악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체험을 해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어요.

△ 그뿐만 아니라‘부산청년들’이사도 맡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쓸모있는 일 연구소에서 활동할 때, 한 포럼에서 부산청년들 이사장님을 알게 되면서 함께 활동하게 됐어요.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이 사회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권력을 빼앗아오거나 경쟁하는 것이 당연해졌는데요. 부산청년들은 그런 상황에서 ‘기득권층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기조로 운영되는 네트워킹 조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포럼을 주최하기도 하고 지방선거나 부산 내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 청년들이 관련 정보에 접근하기 쉽도록 아카이빙 작업을 하기도 해요.

△ 장래 희망이 시스템 디자이너이신데, 어떤 이유에서 이 직업을 선택하셨나요? 
저는 시스템 디자이너가 조직을 만들거나 활동을 기획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와프로젝트가 장래 희망을 이렇게 정하는 데 영향을 많이 끼쳤어요. 사람들을 도와줬을 때 그들의 삶과 사회가 어떻게 바뀔 건지를 상상해볼 수 있었거든요. 문제를 인지하고 어떻게 해결할 건지 고민하는 과정이 시스템이라고 인식하게 됐고, 그런 프로젝트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면 어떨지 생각했어요. 지금으로서는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충분한 경험을 쌓고 나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활동을 보면 청년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보이는데요.
사회 문제해결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청년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부산청년들과 같이 여러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제 자신도 청년이기 때문에 청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데요. 본인의 문제를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존에는 혼자서 작은 규모로 기획하고 활동했어요. 하지만 청년 문제는 복합적으로 연결된 분야라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활동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관련 프로젝트나 사업에 참여하게 된 거죠.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청년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했어요. 스스로가 운이 좋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생각해보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경제적 독립도 했고 딱히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맞닥뜨리면서 큰 두려움을 느꼈어요. 금방 해결되긴 했지만, 그 상황에서는 누구에게 어떤 말을 하고 도움을 구해야 하는지 사소한 것까지도 결정하기 어렵더라고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앞으로도 혼자서 해결하지 못할 문제들이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 상황에 제 자신이 해당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이번 일을 통해 유사한 상황에 처한 청년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개인의 문제라고 혼자 고민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자면 무엇인가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전 활동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에요. 항상 활동 후에 자아 성찰하면서 더 나은 방법은 없었는지를 고민하다 보니까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인상 깊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지금은 부산청년들의 주체로 ‘부산청년주간’기획단으로 활동하는 게 가장 인상 깊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 활동을 통해 이전까지 못 했던 경험을 하고 있어요. 실무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민간주체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업이 끝나고 나서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활동을 이어갈지를 배우기도 하고요. 또한 이전과 달리 청년들이 기획하고 요구하는 방식이라서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 중에 이 분야에서 오래 일하셨거나 전국적으로 활동하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의 경험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같은 분야의 선배를 만났다는 느낌도 많이 받고 있어요.

△ 활동하면서 느꼈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연대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사람들이 이를 원하지 않을 때 어려움을 느껴요. 예를 들어 청년 지원사업이 자신의 스펙에 도움이 될지만 따져보고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청년 문제의 맥락을 모르는 상황에서 활동하다 보니 문제 해결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경쟁만 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사실 부산에는 청년단체가  한정적인 숫자로 존재하고 자본은 더욱 한정돼 있어요. 그래서 경쟁을 하기보다 연대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게 문제 해결을 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과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대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죠.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지금은 여러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앞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부산청년들 임기 동안 혹은 청년으로 활동 할 수 있는 기간 동안 청년들이 청년참여기구에 더 많이 참여하게끔 만들고 싶어요. 부산의 청년 인구가 72만 명이니까 만 명정도가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청년들이 청년참여기구를 통해서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활동을 하는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많기도 하고요. 올해 230명 정도가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여했는데,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대외활동이 목적이든 문제해결을 하는 게 목적이든 일단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한다면 그 자체가 의미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본인과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지

활동가가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그리고 취업과 같이 당장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많다보니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해서 선뜻 시작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도전을 하기 두려울 수 있지만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다 보면 같은 방향성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부산청년주간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부산청년주간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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