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학사운영 방침이 발표되면서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새롭게 공지된 학사 운영 방안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다수 학생, 원격수업 원한다

일부 교과목이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는 것이 확정되자 학생들은 불만을 제기했다.대학 본부가 내놓은 방침이 학생들의 여론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부터 3일간 시행된 총학생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학생은 원격 수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7,829명 중 45.1%(3,536명)의 학생이 원격 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실험 △실습 △실기 과목에 한해 제한적인 대면수업을 실시하자고 답했다. 전면 원격 수업을 하자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35%(2,743명)를 차지했다. 이밖에 응답자의 18.3%(1,433명)는 지난달 17일에 공지된 기존 2학기 학사 운영 방식을 유지하자고 응답했다.

“학생 목소리 귀담아듣지 않는 학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5일 실시된 제20회 교무회의에 상정된 학사일정 안건이 ‘당초 계획에 따른 운영’과 ‘2주간 원격수업 운영’뿐이라는 점도 학생들의 빈축을 샀다. 이에 학생들은 대면 수업에 반대하는 의견을 언론사에 제보하거나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부산대 대면’이 특정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해프닝도 있었다. 박진웅(사회학 19) 씨는 “총학생회가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했음에도 학교가 이를 무시하고 학사 운영 방안을 추진했다”라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으면 앞으로도 학생들의 반발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늦장 공지에 불만의 목소리 높아져

학사 운영 방침이 늦게 안내된 것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5일 공지될 예정이었던 학사 운영 방침이 오후 9시에 공지됐다. 이에 교육혁신과 이경은 주무관은 “학사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교무회의가 늦은 시간에 종료됐다”라며 “회의가 끝나고 나서도 세부사항을 논의하면서 공지가 늦어지게 됐다”라고 전했다. 허윤주(정치외교학 19) 씨는 “온종일 학사 운영 방안 공지가 올라오길 기다렸다”라며 “공지가 늦어져 수업 유형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걱정하고 있다. 수강 인원과 강의 규모를 줄여 대면으로 수업하더라도 기숙사, 도서관과 강의실 등 여러 시설물이 지속적으로 공동사용되기 때문이다. 추교현(건설융합학 20)씨는 “학생들이 모두 학교에 모이게 되는 것부터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학생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을 번갈아 수강하는 학생을 위해 빈 강의실을 제공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의견이 있다. 원격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 학생들이 빈 강의실에 모이는 것과 대면 수업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A(조경학 19) 씨는 “빈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게 하는 것은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더 위험하다”라며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을 번갈아 듣게 돼 대면 수업 수강을 취소했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가 시행되면 즉시 전면 원격수업으로 변경되는 것 역시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경영대학에 재학 중인 B씨는 “갑자기 수업이 원격으로 바뀌면 모두가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해지고 나서 원격수업을 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