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넉 달간 우리 사회에 퍼졌던 코로나19는 완화된 생활 방역체제로 전환되면서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하고 있고, 대학 교육 시스템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은 남은 학사 일정을 마무리하며 지난 대응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2학기 2차 대유행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는 개강 연기로 인해 멈춰 선 대학 캠퍼스에 온라인 강의라는 대안을 불러왔다. 지난 3월 서울권 주요 대학과 KAIST 등은 한 학기 동안 전면적인 온라인 강의라는 선제적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이보다 한 달 늦은 4월에서야 1학기 전체 온라인 수업 방침을 발표했다. 대학본부의 뒤늦은 대처로 마냥 대면 강의 시작을 기다렸던 교수들은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강의 방식과 부족한 녹화 장비, 불안정한 온라인 서버 등,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강의 준비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학생들은 등교도 못 하는 상황에 준비 없이 시작된 온라인 강의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지만, 이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를 대비하여 근본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온라인 강의에 지친 학생들의 피로감을 없애고 학습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교수자의 적극적인 강의 자세가 필요하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한 일방적 공지나 피드백 없는 과제 제시와 같이 학생들과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없는 강의는 질 낮은 강의로 평가될 것이다. 대학본부는 우수한 온라인 강의 교수법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공유하고 맞춤형 수업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낯선 온라인 강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수자들을 격려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의 학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강의뿐만 아니라 뒤늦게 시작된 대면 강의에 대한 철저한 보강과 진도 관리가 요구된다. 대학 당국은 막연히 주말과 야간 및 집중 보강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강의실 내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서는 수용 인원 제한과 분배가 불가피한데, 특히 실험, 실습과목의 경우 학과마다 보유하고 있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대학본부는 개별 학과의 상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살펴서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한편 시험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교육 상황에서 상대평가와 같은 기존의 평가 방식은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본부에서 내놓은 준상대평가의 일괄적 적용은 다양한 강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변별력도 없어 학생들의 추가적인 불만도 우려된다. 따라서 교수자의 판단에 따라 평가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이제껏 겪어왔던 수많은 위기와는 전혀 다른 초유의 상황에 처해있다. 대학본부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원활한 학사 운영을 위하여 일방적인 공문 하달식 소통방식을 지양하고, 온라인 상담 창구를 상시 가동하여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적시에 제공하여야 한다. 자칫 안일해질 수 있는 기본적인 방역수칙의 강화와 지속적인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비상상황에 대한 대책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대학본부의 올바른 역할은 위기 상황에서도 최선의 교육이 가능하도록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