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미증유의 시대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특성처럼 우리 사회 구석구석 그야말로 틈새로 물이 스며들듯 퍼지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초인적인 노력으로 헌신해 온 의료진 덕분에 우리나라는 안정세로 접어드는 듯 하였으나 한순간의 방심이 다시금 우리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결국 코로나19는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가 될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는 약 2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현재로써는 제 아무리 바이러스라고 해도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범위에만 둔다면 그리고 그 종식시기를 앞당길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선일 것이다.

한편, 코로나19의 충격은 그동안 몰랐던 우리의 잠재력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늘 선망하던 선진국들의 사회체제가 락다운(lockdown)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쓰고도 속수무책이었던 반면, 우리는 사회체제를 유지하면서 대체 혹은 우회 수단을 이용하여 이를 극복해내고 있다. 적어도 코로나19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가장 앞서가는 국가가 되어 버렸고 세계는 우리를 주목한다.

우리 대학도 일찌감치 한 학기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학업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사건이기 때문에 학업관련 모든 결정이 신중하게 결정되었을 것이다. 불과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일부에서 시행하던 영상회의, 원격수업 등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안 가본 길을 가며 새로운 가능성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우리는 다시 자연스럽게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학교의 모든 학사 행정은 대면수업에 기반하여 마련된 것인데, 실시간 화상수업은 기존의 방법과 견주어 수많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기존 학사체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학교가 안고 있는 교양수업, 강사문제, 멀티캠퍼스 등의 문제와 연계되어 학교 구성원들의 치열한 논쟁을 유발할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대학은 국립대학의 맏형이면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선도대학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부심은 무거운 책임감을 수반한다. 타 대학들은 우리 대학의 조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의사결정에 활용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21대 신임총장이 업무를 시작하였다. 신임총장은 4년간 산적한 기존 학교 업무가 많겠지만, 우선적으로 학교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코로나19 이후의 학교변화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우리나라가 선도국가가 된 것은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과 소통에 기인한 것이다. 우리 대학도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준비의 과정 속에 우리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며 조화롭게 함께 발을 내딛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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