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 비엔날레, 불꽃축제 등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는 10월의 부산. 지금의 문화 도시가 있게 한 바탕에는 그룹사운드 헤비메탈과 스트리트댄스 문화가 있다.


  98년 앨범을 낸 밴드 ‘앤(Ann)’에서 보컬로 활동한 장현정(울산대 사회) 강사는 “80년대 부산의 헤비메탈씬이 형성돼서 시나위, 백두산 등 유명 밴드들이 내려올 정도로 유명했어요”라며 “90년대 중반까지도 부산대 앞에 공연을 할 수 있는 라이브 클럽이 6~7개에 달했고 밴드 활동도 굉장히 활발했죠”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부산은 헤비메탈의 성지였으며 많은 밴드들이 부산에서 실력을 쌓아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이런 인디문화의 바람이 이어진 건 90년대 후반까지였다. 부산 인디락 페스티벌을 기획했던 김성남 공연기획자는 “밴드가 생기고 사라지는 것은 과거에도 반복됐지만 현재의 문제는 밴드의 클럽 공연 횟수가 적다는 것”이라며 “무대가 없어 합주실에서 연습만 하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쳐 해체되는 밴드들이 비일비재해요”라고 위축된 부산 인디문화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전국 그룹사운드 음악을 주도했던 부산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 밴드들과 당시 주축을 이뤘던 대학생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김성남 기획자는 “인디밴드들이 더 많은 라이브공연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야하며, 꾸준한 음반 출시와 기획 공연으로 관객에게 깊이 인식 될 수 있는 브랜드 공연이 돼야 해요”라고 밝혔다.


  스트리트댄스 문화 역시 문화도시의 한 몫을 담당했다. 특히 용두산 공원은 ‘용골’이라 불리며 전국의 댄서들과 팬들을 모이게 하는 장소였다. 부산 스트리트댄스의 ‘큰형님’이라 불리는 뉴스타일 댄스스튜디오 허우경 원장은 “각 지역구에서 연습하던 댄서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배틀을 펼쳤어요”라며 “방송이나 여러 언론매체에 알려졌고 각종세계대회 우승을 거머쥔 댄서들과 크루들이 이곳에서 활동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용두산 공원에서 출발한 맥스크루, 오샤레크루를 비롯한 많은 댄스 팀들은 지금도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심은 서울 쪽으로 많이 옮겨가 있는 듯하다. 댄스 팀 마인드컬렉션의 멤버 이창훈 씨는 “용두산 공원 덕에 부산 비보이문화가 많이 성장했고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스트리트댄스 아지트가 됐어요”라며 “하지만 댄스 팀들이 서울로 아지트를 옮겨 가기도 해서 부산의 영향력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에요”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 원장은 “새롭게 생긴 댄스 학원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해요. 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댄서들은 프로적 마인드로 실력을 키우고 전파해 나가야죠”라며 “일반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댄스 콘텐츠가 나와 스트리트댄스가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어요”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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