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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싹트는 ‘인문학의 씨앗’
  • 윤정민 기자
  • 승인 2011.02.15 13:53
  • 호수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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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조차 닳고 닳아 사람들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하는 지금. 우리학교 앞에서 인문학으로 세상의 빛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보금자리를 트고 힘찬 걸음을 시작했다. 바로 생활기획공간 ‘통’과 인문연대 금시정의 ‘카페 헤세이티’다.


  책읽기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의 뜻이 서로 ‘통’해 꾸린 공간 ‘통’은 생활을 스스로 기획해 만들어 가고 인문학을 넘어 사용자가 직접 활동하는 공간이다. 송규성 기획자는 “즐길만한걸 나눌 공간이 필요해 직접 페인트칠도 하고 가구들도 주워와 공간을 꾸몄죠”라고 소개했다.


  빈곳이 있고 천장 구석구석 색이바래고 가구들도 쓰던 것이지만, 그 빈곳은 알찬 프로그램들로 채워진다. 박진명 기획자는 “시창작모임, ‘워킹푸어’ 강의, 사회적 기업 세미나 등을 준비 중”이라며 “이후엔 원하는 사람들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가르쳐주고 소외계층에게 김치를 선물하는 프로그램, 고전읽기강좌 등도 생각하고 있죠”라고 밝혔다.


  인문학모임 <금시정>에서 출발한 ‘카페 헤세이티’는 복합문화공간을 목표로 한다. 이 곳은 공간자체가 새로운 시도다. 카페를 들어서면 먼저 사람들이 흔히 ‘동양 최대’라고 칭하는 칠판이 눈에 띈다. 변정희 실무주체는 “창문을 통해서가 아닌 칠판, 곧 강의나 세미나를 통해 소통하겠다는 의미에요”라고 말했다. 헤세이티에서는 매주 토요일 철학자 김영민 씨의 강좌가 열린다. 학부생과 일반인등의 참여도 활발하다. 변 씨는 “강의뿐 아니라 영화상영과 공연, 전시 등을 시도해 보려고 계획중이에요”라며 “세미나 모임 지원을 위해 3명이상의 모임은 음료를 할인해드리고 출력도 가능해요”라고 소개했다.


  인문학적 활동이 턱없이 부족한 부산과 부산대 앞을 좀 더 생산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대학생들로부터 구석으로 내몰린 인문학에 대해 규성 씨는 “요즘은 삶을 가치 있게 하는 담론이나 토론, 책읽기 모임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라며 “그게 이 장소를 꾸미고,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구요”라고 밝혔다.


  또한 정희 씨는 “자본과 체계가 공고히 자리 잡은 상황 속에서 인문학이 필요한 점이 분명이 존재해요”라며 “사람과 장소, 그리고 관계에 대한 상처를 받고 또 희망을 찾을 때 인문학적 사유나 공부가 필요하고 이것은 인간다움의 기본조건이죠”라고 말했다. 덧붙여 “드나드는 사람들이 선택하고 소비하는 것이 아닌 개입하고 연대하고 참여하는 관계가 되기를 바래요”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많은 학생들이 ‘통’으로 모여서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고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그들의 꿈에 주목해보자.

윤정민 기자  oasis060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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