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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가득한 부산, 그 이면에는 부산광역시의 제재편견 타파를 위한 여섯 빛깔의 노력, 퀴어
  • 전운정 기자
  • 승인 2019.12.08 04:12
  • 호수 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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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 20년이 흘렀으나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이에 부산이 성 소수자 인권에 어떠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짚어봤다.

인권 감수성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시대임에도 부산광역시가 성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 연속 개최되었던 부산퀴어문화축제가 올해 취소되고 △해운대구 △수영구 △북구는 인권 조례를 개정해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라는 내용을 삭제했다. 이처럼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부산의 성 소수자 권리에 대해 짚어봤다.

올해는 열리지 못한 퀴어축제 

올해 9월 제3회 부산퀴어문화축제를 열 예정이었던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은 축제를 취소했다. 해운대구청이 도로점용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해운대구청은 앞서 열린 부산퀴어문화축제 제1·2회 모두 도로점용을 불허했다. 두 차례 불허로 인해 부산퀴어문화축제에 과태료가 부과됐으며 3번 연속 과태료를 받을 시 중벌이 내려진다. 이번 제3회 부산퀴어문화축제에도 해운대구청은 도로점용을 불허했다. 공공성을 띠지 않으며 맞불 집회로 인한 충돌이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공공기관 주최가 아니며, 해당 축제가 공공성을 띤다는 것이 확실하지 않아 허가하지 않았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는 “해운대구청의 지속적 도로점용 불허가 처분으로 인해 참가자와 기획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작년 열린 제2회 부산퀴어문화축제 당시 해운대구청이 행사 전반의 안전에 위협을 가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는 “제2회 축제 당시 축제를 강행할 경우 행정대집행 하겠다며 위협 발언을 일삼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반대 단체들로 인한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앞서 열렸던 두 차례의 부산퀴어문화축제 모두 같은 날 축제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집회가 열렸다.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는 “구청의 과태료 처분, 개인을 향한 형사고발 등 강력한 탄압조치가 성 소수자 혐오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게 됨으로 축제의 안전이 우려됐다”라고 말했다. 반대 단체는 축제의 성적 문란을 이유로 반대를 주장했다. 동성혼반대국민연합 길원평 운영위원장은 “집회의 자유가 있지만, 해당 축제는 성적으로 노출이 심하게 이뤄진다”라며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므로 공개된 장소에서의 진행을 허락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차별금지조항 속
찾아보기 힘든 그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의 일부 행정구역은 성 소수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있다. 부산시 16개 행정구역 중 10곳의 행정구역에 <인권기본조례>가 있다. 그중 △해운대구 △수영구 △북구 △남구 △연제구 총 5곳의 행정구역이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 지향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 2월 해운대구가 <인권기본조례> 제5조 ‘구민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병력(病歷), 혼인 여부, 정치적 의견 및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라는 성적 지향을 포함한 차별금지 내용을 삭제했다. 이어서 작년 4월 수영구는 <인권기본조례>에 성적 지향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2016년 북구에서도 <인권기본조례> 제5조 차별금지내용 중 성적 지향의 문구를 삭제했다. <인권기본조례>는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권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총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통일된 인권 의식을 조성하고자 제정된 조례이다. 해당 조례를 통해 인권 행정을 실현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일반적인 내용을 규정하며, 구체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인권책무 △인권기본계획 수립 △인권업무를 담당할 조직 및 기구의 설치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해운대구와 수영구는 인권조례를 개정해 성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서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작년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인권조례 개정이 개악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권조례에서 차별금지 사유로 성 소수자를 제외하는 것은 조례 제정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 남영란 위원은 “누군가의 권리가 조례에서 삭제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 자체를 삭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시의 대부분의 구가 성 소수자 차별금지에 대한 조항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행정구역 14곳 중 4곳은 <인권기본조례>조차 없는 실정이다. 또한 <인권기본조례>가 있는 행정구역 대부분이 포괄적 차별금지를 제대로 나타내고 있지 않았다. 부산시 인권조례 또한 마찬가지였다. 남영란 집행위원은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기독교 세력의 반발로 부산시는 포괄적 차별금지를 제대로 적시하지 않은 채 인권조례를 가결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적 지향 조항을 담는 차별금지법이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의견도 있다. 성적 지향으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동성애 반대 세력의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길원평 운영위원장은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돼야 함은 당연하지만, 차별금지법으로 인해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라며 “현재 동성애를 찬성하는 사람에게 처벌이 이뤄지지 않지만, 성적 지향을 차별금지 사유로 포함한 차별금지법이 생기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을 처벌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부산과 달리 올해 6월 서울과 대구, 9월 제주, 10월 인천, 지난달 경남에서는 성황리에 퀴어문화축제를 마쳤다. 그러나 다른 지역 역시 퀴어문화축제 진행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대구는 집회신고를 위해 매년 일주일가량 밤샘 줄서기를 하고, 서울시청의 경우 집회신고 처리를 지연해온 사례가 적발됐다. 축제 당일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리기도 했다. 

이에 퀴어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인식 개선을 통해 내년에는 다시 부산퀴어문화축제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는 “올해는 축제를 강행하기보다 공기관의 인식변화를 촉구해야 하는 시기라 판단했다”라며 “내년에는 제3회 부산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시가 앞으로 <인권기본조례>에 대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건이다. 부산시의 전체 인권 증진을 위해서는 모두가 소외되지 않은 인권조례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남영란 집행위원은 “개악이 일어난 해운대구와 수영구에서 다시 성적 지향을 포함한 온전한 차별금지조례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인권조례는 성적 지향과 관련한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 소장은 “혐오표현금지법과 차별금지법의 제정으로 인권침해와 폭력적 상황에 직면해야 한다”라며 “성 소수자들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전운정 기자  cloudtop@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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